열대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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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작품이 써지지 않아 고민하는 소설가가 오래 전에 읽은 『열대』라는 책이 사라진 그때를 떠올리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이름마저 특이하고 이상한 '침묵 독서회'에 참가하게 되는데..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던 『열대』가... 그곳에서 그 책을. 어떤 여자가 들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 여자는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며.. 심지어.. 아직 결말을 알지 못하는 독서회 멤버들에게 "내 『열대』만이 진짜랍니다."(p.90) 라는 말을 한다.

 

「열대」 라는 소설 속에 갇혀 있는 독서모임의 멤버들.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는 어느 순간에 어딘가 무섭다가도 몽환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 혼란스럽기까지했던 것 같다. 『열대』 속 <열대>라는 소설이 있긴한건가... 내가 읽고 있는 책이 『열대』가 맞는건가.. 흠흠..




 


 


■ 책 속의 문장

 

책장이라는 것은 자신이 읽은 책, 읽고 있는 책, 가까운 시일내로 읽을 책, 언젠가 읽을 책, 언젠가 읽을 수 있게 될 거이라 믿고 싶은 책, 언젠가 읽을 수 있게 된다면 '후회 없는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책…… 그런 책의 집합체요, 그곳에는 과거와 미래, 꿈과 희망, 작은 허영심이 뒤석여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 다다미 넉 장 반 공간 한복판에 앉아 있으면 꼭 나의 마음 내부에 앉아 있는 듯했다. (p.16)

 

이 특이한 모임은 원래 지요 씨와 이케우치 씨의 만남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열대』에 관해 조사하기 시작한 그들은 이윽고 『열대』를 읽은 다른 이들을 만나게 됐다. 그게 신조 군과 나카쓰가와 씨였다. 네 사람이 모였을 때 나카쓰가와 씨가 이 모임에 '학파'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p.67)

 

"생각해 보면 이상하죠. 시라이시 씨 말처럼 『열대』는 그냥 소설이거든요.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까지 푹 빠져 있는 걸까요. 꼭 저주 같잖아요." (p.101)

 

"만약 우리가 『열대』안에 있는 거라면." 시라이시 씨는 중얼거렸다. "이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지죠?"

"그건 우리가 알 수 없습니다. 인생이란 그런거예요." (p.136)

 

"인간은 원래 해석이라는 이름의 렌즈를 통해 세계를 봅니다. 그런데 그 렌즈가 어떤 이유로 일그러지거나 흠집이 나면 기묘한 세계가 나타나는 거죠. 그건 음모론의 형태를 띨 수도 있고 병적인 망상의 형태를 띨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 세계를 보는 당사자에게는 그게 현실 그 자체인 겁니다. 당신은 『열대』라는 일그러진 렌즈를 통해 세계를 보고 있습니다. 십중팔구 지요 씨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 테죠." (p.216)

 

"당신의 『열대』는 당신만의 것입니다." (p.259)





 

 

「천일야화」를 모티브로 했다는데.. 액자식 구성으로 끝도 없이 이어져 깊이 빠져드는 소설이었다. 와닿은 문장들은 참 많았지만(자꾸만 곱씹어 생각해보게 되는 문장들...머선일이야..ㅋ)  반대로 모호하기도 했다. 뭐랄까. 흥미로웠으나 조금의 예측도 예상도 할 수 없었고, 초반에는 긴장감이 좀 있었는데 (그래서 좋았는데...ㅠ)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그 긴장감이 사라져서 조금 아쉬웠던것 같다. 이건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내공이 부족했...ㅠㅠ)

 

모리미 도미히코의 글을 좋아한다면 또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 :D

 

 

 

나....... 「천일야화」를 안 읽어서 그런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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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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