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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상속
김선영 지음 / 다림 / 2021년 6월
평점 :

떠난 할머니의 시간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아름다운 성장 소설 『무례한 상속』
할머니가 소원했던, 우아하지만 내게는 아주 무례한 하루가 또 지나고 있다. (p.42)
부모님이 사고로 혼자가 된 주연서. 할머니와 둘이 살고 있지만 어느 날. 할머니는 예고 없이 너무나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혼자가 된 연서는 마음 추스를 새도 없이 마주한 상황에 황당하다. 입주 도우미로 함께 살던 기주 언니가 배신을 한 것. 할머니가 계시지 않다고 하루아침에 달라진 불손한 기주. 정말 사람이 이렇게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나 싶었던 부분.
정말 서운한 건 나였다. 이제껏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말이다. 더군다나 기주한테서는. 언젠 내 앞에서 혹은 할머니 앞에서 비위 맞추느라 쩔쩔매던 기주는 온데간데없다. (p.64)
할머니는 언젠가의 이별을 미리 준비하고 엄청난 액수의 유산을 연서에게 남겼으나 쉽게 만질 수 없게 할머니만의 방법으로 연서에게 전한다. 까다롭지만 할머니가 남긴 편지를 찾아내면서 시원한 유산 상속의 편지가 아닌.. 예상치 못한 내용이 있는 편지.. 당황하다가도 연서는 그나마 알고 지내는 친구 순빈이와 함께 할머니의 편지를 분석한다.. 편지를 마주할 때마다 연서는 짜증나고 불안해하지만.. 점차 할머니의 흔적을.. 빈자리를.. 할머니의 온기를 느끼게 된다. 부정맥을 앓고 있던 할머니는 언제 잘못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거라며 미리 조력자(?) 김문 변호사에게 자신의 죽음 뒤의 일을 맡겼는데.. 김문 변호사에게 듣는 할머니의 이야기.
그러니까 할머니는 매일매일 나와의 이별을 준비했던 거다. 매일매일 죽음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살았던 거다. 김문의 말에 아무것도 덧붙이지 못했다. 내 몸에 흐르는 기운이 딱 멈춘 거처럼 멍한 상태로 사무실을 나왔다. 할머니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없어서, 그것이 어떤 심정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어서. (p.98)
젊은 시절 할머니의 선택도.. 할머니의 편지를 하나하나 찾게 되고.. 그 과정에서 불쑥. 문득. 떠오르는 할머니의 기억이...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보다 조금 더 할머니와 함께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연서.. 할머니가 남겨둔 미션(?)들을 하나씩 완료할 때마다 변호사에게 받는 할머니의 편지.. 한없이 다정하다가 현실 잔소리 모먼트의 내용... 울다 웃기를 반복하게 되는 할머니가 남긴 편지... :D
할머니는 연서를 많이 아꼈고, 사랑했다. 편지는 온통 그 말을 향해 있는 것 같았다. 나 잠시만 눈물이... ㅠ.ㅠ
할미는 '너'라는 꽃을 피웠어. 할미는 이 생이 참 즐거웠다.
내 강아지, 주연서. 넌 이미 내게는 꽃이야, 이제부터는 네가 네 맘에 꼭 드는 꽃으로 피어나길 바란다. (p.195~196)
연서는 행복했겠다. 행복해질거고..
■ 책 속 문장 Pick
p.36_ (...) 살아 보면 알 거라고, 지금은 모르지만 조금 더 살아 보면 자기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이 무엇인지 선명해지는 법이라고 했다. 그 순간을 기억하는 건, 언제나 자신을 겸손하게 만들고 처음을 잊지 않게 해주기 때문에 삶을 조금 더 견딜 수 있게 해 준다고 했다.
p.188 _ 할머니가 내게 말하려는 건, '넌 충분히 사랑받았다.'는 믿음을 주고 싶은 거였다. 할머니는 그걸 자꾸 확인시키려는 것 같았다. (...) 할아버지가 목숨 줄을 연장하며 할머니께 주었던 사랑, 할머니의 모든 것을 버리고서라도 지켜 냈던 엄마에 대한 사랑, 온몸의 뼈가 부서지는 사고 속에서 나를 살렸던 엄마 아빠의 사랑, 그 사랑의 확신. 확신이란, 굳게 믿는 것, 그래서 흔들리지 않는 것. 그 힘으로 어디든 자신 있게 나설 수 있게 하는 것, 사랑을 의심하는 일 따위에 에너지를 쓰지 않고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데에 온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초반의 '기주'라는 캐릭터에 화가 나기도 하고, 할머니 아직 어린 연서에게 남긴 미션같이 주어진 유산 상속이.. 조금은 너무 버거운일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할머니가 보내는 시그널로 조금씩 가까워지는 결말이.. 그 과정에서의 변화하는 연서를 보고 있으니 할머니의 마음이.. 혼자 남겨질 연서에 대한 애틋함이.. 하지만 할머니를 닮아 혼자 남은 세상에서도 잘 견디고 잘 살 수 있을거라는 할머니의 믿음이.. 느껴졌던 것 같다. (할머니 편지에 나 울어...ㅠ)
무너지지 않고 할머니가 남긴 미션들을 찾아내는 연서. 미운정도정이라고 우여곡절 끝에 아직은 연서 곁에 있는 기주. 연서를 도와주는 순빈이까지. 연서는 혼자가 아니었다. 곁에 있는 그 누군가와 할머니의 흔적들이 연서를 주저안지 않게.. 많이 외롭지 않게 하지 않았나 싶다.. 할머니 덕분에, 사람들 덕분에..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연서 덕분에.. 마음이 따듯해진 소설 『무례한 상속』 :D
역시 믿고읽는 김선영 작가님. 이번 『무례한 상속』도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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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