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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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조각」「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하현 작가의 에세이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제목처럼..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을 누려보지 않은 사람이 있으려나.. 어쩌다보니 취소된 약속이 생길때면.. 그냥 시간에 시간을 덤으로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때가 간혹 있었는데.. ㅎ 뭐.. 그거야 상황에 따라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달라질 마음이기도 하겠지만.. ㅎ

 

책 속에 담긴 시선들 중에.. 요즘 내가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생각의 글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이렇게 글로 마주하는 비슷하거나 같은 생각들이. 반가웁기도 했던 것 같다.

 

 

어쩌면 누구든 겪어봤을 법한 에피소드들도 있고, 격하게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재미도 있는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전작들보다 감정의 흔적이 조금 더 다정했다. 그리고 뭐랄까. 뭔가 좀 더 좋았다. 웃음유발은 아니지만 슬쩍 유쾌하기도 하고. 무겁지 않은데 가볍지도 않고. :D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이건 나는 게 아니라 멋지게 추락하는 거야' ..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언급하며 풀어놓은 이야기 보따리. 보지 않은 애니메이션인데.. 보고싶어지네..? ㅎ

 

10대에는 마음만 먹으면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20대에는 냉정한 현실을 깨달으며 끊임없이 좌절하고 나를 미워했다. 그렇다면 30대는 평범한 나로도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시간이지 않을까. 열등감이나 패배감에 잠식되지 않은 건 강한 마음으로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을 사는 사람. 이제 나는 특별한 사람보다 그런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p.90)

 

 

 


 

■ 책 속으로

 

p.50_ 모르는 사람들

그러니까 그건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 나를 아프게, 슬프게, 초라하게 만드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이 지나도 서로의 곁에 남아야 하는 사람들. 좋든 싫든 아직은 남이 될 수 없는 사람들. 주고받은 실망을 투명하게 드러내선 안 되는 사람들.

 

 

 

p.137 _ 이 세계를 겉돌 때

어른이 된 뒤에도 관계는 여전히 골치 아픈 숙제였다. 사람이 어려울 때면 사람으로 태어난 게 이 생에서 내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 같았다. 어쩌면 나는 고양이나 흰수염고래의 영혼을 가진 채로 인간이 된 게 아닐까?

 

 

 

"장수의 가장 큰 적이 뭔지 아냐?

"글쎄요. 과로? 술? 스트레스?"

"그게 아니라 외로움."

"아......."

"외로움이 말이야, 장수의 가장 큰 적이래." (p.145)_ 긴 터널

 

 

걱정은 꼭 솜사탕 같았다. 후 불면 날아갈 만큼 가벼운 것도 계속 손에 쥐고 있으면 끈적하게 녹아 여기저기 들러붙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 다음에 올 불행을 상상하는 버릇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p.161)_ 연막탄

 

 


 

 

그리고 읽는 동안 온통 내마음 같았고, 참 많이.. 일기장 같았고 사람 비슷비슷하구나 싶기도 했다.  솔직담백하고 감성적인 이야기에 위로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가만히 넘겨보는 것도 좋겠구나 싶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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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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