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먹으면 트리플 5
장진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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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시리즈] 다섯 번째 『마음만 먹으면』

 

「곤희」, 「마음만 먹으면」,「새끼돼지」 세 편의 단편과 에세이 한 편이 담긴 『마음만 먹으면』

 

 


 

「곤희」는 보육원에서 자란 소녀이다. 이 소녀에게 베푸는 친절이 참.. 선의인지 연민인지 구분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 빈껍데기 같은 마음의 친절이겠지.. 그래도 측은한 마음이 들법도 한데.. 읽으면서 임신까지 한 곤희에게 어떠한 다정한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이상하네..)

 

유리잔에 투명하게 담겨 있는 물, 그게 곤희의 첫인상이었다. 기쁨도 슬픔도 없이 투명하게 담겨 있는 물. 오래도록. 같은 자리에. (p.15)_ 곤희

 

너무 많은 부모, 너무 많은 친구. 부모와 친구가 많은 것이 아이에게 있어 행복인지 불행인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많을 뿐, 이라고 생각하는지도. 곤희는 자신에게서 한 발짝 떨어져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p.17)_ 곤희


표제작인  「마음만 먹으면」..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던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나'와 어른이 되어 엄마가 된 '나'의 교차 시점이 인상적이었다.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엄마의 존재는 가볍지 않았다. 먹지 못 할 양의 음식들을 펼쳐놓는 엄마. 면회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 '나'를 데려오라며 떼쓰는 엄마. '나'를 더 괴롭히는 엄마의 그런 모습들... 그런 '나'에게도 딸이 생겼고.. 엄마와는 다르게 키우려는 '나'..

 

나는 불행과 우연히 충돌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연에는 이유가 기들지 못한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기억이 쫓겨나며 많은 것을 데리고 갔다. (p.56)

 

마음만 먹으면. 그게 얼마나 허망한 말인지 나는 이제부터 수도 없이 배울 터였다. (p.70)

 

 

「새끼돼지」_ '나'는 남편과 딸 수빈이와 살고 있는데 사촌조카인 '하엘'이를 맡게 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 하엘이 엄마의 국적은 베트남이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하엘은 가족들에게마저 외면 받기도 한다. 하엘이의 툭툭- 내뱉는 직설적이지 않은 말들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틈이 생긴다. 고자질하는 것 같은데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워넣는 하엘이.. 그래도 눈치있게 지내려는 하엘. '나'의 가족과 하엘이까지.. 네 사람을 보고 있으니까 나 왜 조마조마한건지.. 그냥 좀 팽팽한 고무줄 사이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남편은 자신의 어린 날에 보상하듯 하엘에게 집착했다. 하엘을 통해 과거를 수정할 수 있다고 믿었다. 남편은 호아의 일에 호아 본인이나 하엘보다 더 분노했다. 느끼는 감정에 비해 벌이고 다니는 일은 귀엽기 짝이 없었다. (p.94)

 

 

"닥쳐." 그가 말했다.

"그래."

나는 부엌 불을 끄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다시 부엌으로 나와 어둠 속에서 그를 두들겨 팼다. (p.101)

 



 

 

각각의 이야기에는 균열이 보이기도 했고, 답답함도 있었던 것 같다. 선의와 친절에는 그렇지못한 마음과 잔인한 조건이 있었고.. 조용한 것 같지만 팽팽한 무언의 폭력이 깔려 있었고.. 불안하고 불안했다..

 

뭔가 다독여야 할 것 같았는데.. 불편하지만 나라도 친절해야 할 것만 같은데.. 그냥 모른 척 하고 싶다... 어떻게든 살아내겠지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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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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