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이 그랬어 트리플 1
박서련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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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첫 번째 『호르몬이 그랬어』

 

<다시 바람은 그대 쪽으로> , <호르몬이 그랬어> , <총 塚> ... 3편의 단편과 에세이 한편이 실려있다.

 

3편의 단편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있던 소설은 <총 塚>이다. '총'은 주인없는 빈 무덤을 뜻한다. 주인공은 불행하다.. 가난한 커플. 갑자기 세상을 떠난 여자. 납골당 관리비조차 버거운 삶. 새삼스럽게 공평하지 않은 세상에 존재하는 소설 속 너와 나는 암울하다..

 

 

네가 조금만 잘 살았다면, 아니 하다못해 부모가 있었다면, 아니 부모 중 한 사람만 있었어도 이렇게 살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 안 들어? (…)

너는 다가와 내 목을 끌어안았다.

아, 모두 당신을 만나기 위한 불행이었나봐…… 라고. (p.95)

 

 

세 편의 단편 모두 불안하고, 긴장감이 느껴져서일까. 내내 쓸쓸하기도하고 외롭기도하다. 그래서일지는 모르겠지만 표제작인 '호르몬이 그랬어' 를 비롯한 각 단편속 등장인물들의 불완전함이 무겁고.. 단편의 기운이 어렵게 느껴지도 했던 것 같다. 삶의 배경이 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겨울의 공기처럼 차갑기도하고.....

 

 

 


 

 

■ 책 속으로..

 

가슴이 뛰고 있음을 알았다. 내가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었다. 안다고 믿어온 것이 나를 이따금 배신한다는 사실도.   p.35 _ 다시 바람은 그대 쪽으로

 

 

잘 지내지?

나는 누군가의 물음이 잘 지내니? 가 아닌 잘 지내지? 인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정말로 잘 지내는지 모르겠다는 걱정스러움이 아니라, 당연히 잘 지내고 있지 않겠냐는 투의 단정이 질문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p.52 _ 호르몬이 그랬어

 

 

 

이상하지 않아?

뭐가?

살아 있는 우리보다 죽은 사람들이 지구상에서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거.

나는 안쓰러운 너를 더 세게 안으며 내 무덤은 너야 라고 말해주었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크며 유일한 나의,

너는 난초당 42호에 보관되어 있었다.    p.89 _ 총 塚

 

 

그냥 그게 나의 운명으로 느껴졌다. 운명이었으면 했던 것 같다. 설명할 필요가 없게.    p.115 _ ……라고 썼다

 

 

 

조금 모호해도 아름다운 문장을 쓰고 싶었고 감히 아무나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짓고 싶었다. (p.121)

 


 

 

모호했다. 그래서 이해하지 못해 읽고 또 한번을 넘겨보았다. 하지만 문장은 아름다웠다.

불투명한 내일이. 쓸쓸하지만 단호함이. 외로움의 여운이. 불완전함 속에도 닿음이 좋았던 문장들.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더 셜리 클럽」의 박서련 작가가 스타트를 끊은 트리플 시리즈 첫 번째...!!  

『호르몬이 그랬어』를 읽고 찾아 본 작가의 전작들. 「마르타의 일」만 오디오북으로 접했는데.. 나머지 두 작품도 기회되면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트리플 시리즈도 기대된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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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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