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 삶과 책에 대한 사색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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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야 말로 사용 설명서이기 때문입니다. 문학이야 말로 우리가 가진 최고의 매뉴얼, 우리가 여행하는 '삶'이라는 나라에 가장 유용한 안내서예요. (p.27)

 

책과 세상을 읽는 SF, 판타지의 거장 어슐러 르 귄의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1장. 강연과 에세이, 어쩌다 내놓은 조각글들

2장. 책 서문과 작가들에 대한 글 모음

3장. 서평

4장. 토끼가 보일지 몰라 ㅡ 어떤 작가의 일주일 기록

 

강연용 글, 에세이, 서평, 서문이 담긴 총 4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 명성만큼 위대한 작가이기도 하지만 독자로써의 위대함도 느껴졌던 것 같다. 뭔가 딱 표현할 수 없는 굉장함이 있었다. 

 

각 장마다 모두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1장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책의 죽음>.

 

책의 죽음에 대해 논하자면, "책"이 무엇인지부터 묻는 게 좋은 생각일지 모르겠다. 우리가 책 읽기를 그만둔 사람들에 대해 말하는 건가, 아니면 사람들이 책을 종이로 읽는지 화면으로 읽는지에 대해 말하는 건가? (p.177)

 

시대의 변화 속에 생겨버린 책의 분리... 아니 책의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전자책보다는 여전히 종이책이 좋은 1인.

 

종이든 화면이든,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는 사람들은 대개 그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하기에, 그리고 아무리 막연하다 해도 그 공유가 중요하다고 느끼기에, 어떻게 해서든 책이 다음 세대에도 존재하도록 만들고야 말 것이다. (p.183)

 

이 외에도 문학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게 해주는 순간이 담긴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1장 ... 글로 읽었을 뿐인데 멋진 강연을 듣고 혼이 빠져나간 기분. (대략 멋있었다는 얘기. 어김없이 등장한 표현의 부재) 글을 쓰거나 쓰려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장 ... 다른 작가의 책에 담긴 어슐러 르 귄의 서문과 어슐러 르 귄이 바라보는 다른 작가에 대한 시선. 이건 더는 아무말도 쓰지 않겠어.. 그냥 좋았으므로... :)

 

3장 ... 서평이기도 하지만 뭔가 연결고리가 있는 또 다른 글을 읽은 것 같은 느낌.. 어슐러 르 귄의 많은 서평 중에 읽은 책은 한 권도 없어서. 낯설기도 했지만. 서평만으로도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생겼다. 거의 대부분. 일단 줍줍. (프로 줍줍러) 역시 결이 다른 작가의 서평.... 서평은 이래야하는거였어.... 누가봐도 읽어보고싶어지게 만드는.... (물론 책에 대한 닿음의 차이가 있을테지만... ) 일단 어슐러 르 귄의 책을 읽어봐야겠다..

 

나도 언젠가는 어슐러 르 귄처럼 읽을 수... 있을까....

 

 

 

■ 책 속으로..

 

귀를 기울인다는 건 공간과 시간과 침묵이 필요한 공동체 행위지요.

읽기는 귀 기울이기의 한 방법이고요.

읽기는 그냥 듣기나 보기처럼 수동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행동이죠. (...) 읽을 때는 보통 혼자라 해도 다른 누군가의 정신과 교감하지요. 세뇌를 당하거나, 조작당하거나, 이용당하는 게 아니에요. 상상력의 현장에 함께한 거죠  (p.26)

 

판타지에는 그런 문제가 없죠. 사람들은 "다 지어낸 이야기라서" 판타지를 읽지 않는다고들 말하지만, 판타지의 재료는 리얼리즘이 다루는 사회 관습보다 훨씬 영구적이고 보편적이에요. 배경이 현실 세계든, 만들어 낸 세계든 간에 판타지의 바탕은 정신적인 요소, 불변하는 인간의 정수, 우리가 아는 심상들이거든요. 설령 만나 본 적이 없다 해도 어디에 있는 누구든 드래곤은 알아보는 게 사실이잖아요.   (p.47)

 

책은 재미있는 물건이다. 첨단기술을 뽐내지는 않지만 복합적이고 극도로 효율적이다. 작고 경제적이며, 감상하기나 다루기나 기분 좋을 때가 많고, 수십 년이나 어쩌면 수백 년까지도 갈 수 있는 정말 뛰어난 장치다. 선을 꽂거나 활성화하거나 기계로 실행할 필요가 없다. 빛과 사람의 눈, 그리고 사람의 머리만 있으면 된다. 단 하나뿐인 무엇은 아니지만, 수명이 짧지도 않다. 책은 오래 간다. 책은 믿을 수 있다. 당신이 열다섯 살 때 어떤 책이 뭔가를 말해 줬다면, 오십 살에도 같은 말을 해 줄 것이다. 정작 당신의 이해는 완전히 달라져서 아주 새로운 책을 읽는 것 같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p.133)

 

이 책은 나에게 한 덩어리가 되어 주지 않는다. 하나의 건축물이고 하나의 인생담이긴 하지만 삽화적이다. 언뜻 본 순간들은 눈부시지만, 그 순간 사이의 간극은 넓다.   (p.335~336)

 

 

 

미루고만 있던 어슐러 르 귄의 책들을 얼른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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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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