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박물관
오가와 요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작은 마을에 박물관을 개관하려는 노파. 곁을 지키는 소녀, 정원사. 박물관 기사. 그리고 침묵 전도사라는 수행자. 평범한 박물관은 아니지 싶다. 죽은 사람의 유품을 전시하려는 노파. 소녀. 정원사 모두 의문스러운 인물들.. 전부 이상하고 특이하고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라 느껴졌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침묵 전도사에게 비밀을 털어놓으면 그 비밀이 영원히 지켜진다고 믿는데... 침묵 전도사와 침묵 박물관.. 그리고 그리고 이 작은 마을에 잦은 죽음의 미스터리. 뭔가 침묵이 침묵이지 않을 것 같은 긴장감이...

 

죽은 사람들의 유품들을 하나하나 수집하게 된 박물관 기사는 처음에 당황스러웠지만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던 어느 날 마을에 의문의 살인사건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와 동시에 박물관은 확장되어가고 있고... 죽은 이의 유품을 수집하러 다니는 기사에게 형사들이 의심을 하게 되고.. 박물관 기사가 쓴 편지에 기사의 형은 왜 답장이 없는거지? 계속 의문이 들었는데.. 뒤에서 그 이유가.. ㅎㄷㄷ.. 도대체 .. 왜그런거야!? 흠...

 

약간의 반전도 있고.. 놀라움도 있고, 긴강감도 있는데 썩 유쾌하게 읽히지 않았던 건 안비밀..

아니.. 그게 그러니까.. 음... 죽은 이들의 물건을 이런식으로 보존하려는 건 뭔가 참 낯설..다...

 

 

"물건을 보존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네요."

"당연하지. 물건은 그냥 내버려두면 삭아서 없어지고 말아. 벌레, 곰팡이, 열, 물, 공기, 소금, 빛, 전부 적이지. 하나같이 세계를 분해하고 싶어서 안달해. 변하지 않는 건 이 세상에 없어."   (p.86)

 

 

생과 죽음. 죽음으로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인건가 싶고... 그 와중에 내가 죽는다면 어떤 물건이 남아서 나를 기억해 주려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주위가 기이할 만큼 조용했다. 아무리 뿌리쳐도 끈질기게 들러붙는 압도적인 정적이었다. 조금 전의 폭음보다 이 정적이 훨씬 더 불길한 예감으로 가득했다.  (p.103)

 

 

보이는 건 글자요, 정적이 그대로 느껴지는 『침묵 박물관』

전체적인 느낌이 그랬다. 사람들이 움직이고, 대화도 하고.. 사람들이 죽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지만.. 모든 상황들이 움직이는데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 것 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좀 무겁게 읽은...

 

 

■ 책 속으로

내가 찾는 건 그 육체가 틀림없이 존재했다는 증거를 가장 생생하고 충실하게 기억하는 물건이야. 그게 없으면 살아온 세월이 송두리째 무너져 버리는 무엇, 죽음의 완결을 영원히 저지할 수 있는 그 무엇이지. 추억 같은 감상적인 감정과는 관계없어. 물론 금전적인 가치 따윈 논외고.  (p.47) 

 

 

우리의 박물관은 늙은 세상의 안식처가 될 거야.  (p.53)

 

 

우리의 신상에 일어나는 일 가운데 쓸모없는 건 하나도 없어. 세상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고, 의미가 있고, 그리고 가치가 있어. 유품 하나하나가 그렇듯이.  (p.143)

 

 

유품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건 그걸 수집한 사람뿐이야. 유품 주인을 알든 모르든 상관없어. 그래야 할 때가 오면 자네도 하게 될 거야.  (p.288)

 

 

근데 뭔가 이상하게 슬펐던 『침묵 박물관』 ..

 

 

#침묵박물관 #오가와요코 #작가정신 #장편소설 #일본소설 #일본장편소설

#죽음 #침묵 #도서협찬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