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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평점 :

우리의 삶은 남들만큼 비범하고, 남들의 삶은 우리만큼 초라하다. (p.15)
『살고 싶어지는 농담』은 영화 평론가이자 방송인이자 작가인 허지웅. 투병 이후 4년만의 신작이다.
전작을 전부 읽고 소장하고 있는지라 허지웅 작가의 신작이 반가웠다.
전작들은 뭔가 날카롭고 냉정하게 닿는 글이었다면 이번 신작은 어딘가 모르게 부드럽고 다정함이 닿은 글이었던 것 같다. 물론 본래 허지웅 작가만이 보여주는 필력에 후자의 느낌이 플러스 되어 개인적으로는 전작들보다는 더더- 좋았던 것 같다.
작가만의 방식으로 아낌없는 위로와 격려를 담은 『살고 싶어지는 농담』
■ 인상깊었던 문장
바닥이 있어야 세상이 땅 밑으로 꺼지지 않고 천장이 있어야 세상이 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지 않을 테니 천장과 바닥은 언제나 고맙고 필요한 내 편 같았다. 천장이 내려앉고 바닥에 뒹굴기 전까지는 말이다.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온다. 쾡한 눈으로 허공을 노려보고 누워 천장이 천천히 내려와 내 몸을 눌러오는 것을 느끼고 꼼짝없이 잠을 설치며 그것이 얼마나 무겁고 잔인한지 알게 되는 날. 바닥에 뒹굴어 뺨이 닿았을 때 광대 깊숙히 울림을 느끼며 그게 얼마나 딱딱하고 차웠던 것인지 깨닫게 되는 날이 말이다. p.27
왜 세계는 우리가 실수할 때만 주목하는가.그래도 상처가 좀 나으면 그다음 한 주는 꽤 괜찮다. 전에는 흉내도 내지 못했던 동작을 하나씩 잘 하게 된다. 안 되던 동작을 하나 완성하면 그날은 세상이 아름답다. p.40
만약에. 만약에. 그렇게 만약에, 가 쌓여 뭔가 단단히 움켜쥘 수 있는 닻과 같은 것이 되어준다면, 그래서 내가 지금 이 꼴사납고 남부끄러운 감정의 파고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면. p.59
시간을 돌리고 싶은 건, 세상에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스무 살때로 돌아가면 뭐 하나라도 열심히 해서 적어도 남들만큼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열등감과 자존감 문제라는 걸 알고 있다. 학벌, 외모, 직업, 집안 무엇 하나 내놓을 게 없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열등감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는지 모르겠다. p.69
때론 냉철하게, 때론 예리하지만 진솔한 이미지가 강했었는데.. 어쩌면 작가 본인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투병 이후로 삶에 대해 간절함이 묻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서툴지만 인생과 갈등중인 사람들, 시행착오를 겪는 사람들에게 뭔가 단단해 질 수 있도록 작가만의 방법으로 격려를 보내는 『살고 싶어지는 농담』
힘겨운 현실의 조각들을 불행이라 인정하고 조금 더 버티고 살아볼 수 있도록 당부하는- 이렇듯 사람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이 글을 읽다보니.. 나 뿐만 아니라 읽는 누군가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D 큰 아픔을 지나왔으니 다 괜찮아질거라는 말을 해주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위로와 격려, 덕분에 감사하다고.. 앞으로의 글도 기대한다고.. 당신을 응원한다고.. :)
부디 나보다 훨씬 따뜻하고 성숙한 방식으로 타인의 불행에 공감하며 함께 내일을 모색해나갈 수 있는 어른이 되길. 그리고 행복하길. (p.261)
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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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가제본)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