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클로이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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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인생엔 늦게 오는 것들이 있어요.

중요한 건 결국 오기 마련이라는 거죠, 안 그래요?

프랑스 대표 로맨스 작가 마르크 래비의 신작.

 

 

클로이의 일기로 시작되는 『그녀, 클로이』

미국 여자 클로이. 그녀는 14시 50분이라는 사고를 끊임없이 언급한다. 14시 50분 이후 장애를 가진 그녀는 모든 것이 무너진 것만 같다. 클로이의 일기는 현재와 그때를 오가며 사고 이전과 이후로 보여준다.

 

 

클로이 현재의 삶에 등장하는 인물들. 클로이가 거주하고 있는 9층 아파트 건물에서 수동식 엘레베이터 승무원인 디팍, 그의 아내 랄리, 뭄바이 최대 규모 호텔의 대주주이자 스타트업 기업의 대표 사업가이면서 나중에 잠시 디팍과 함께 엘레베이터 승무원을 하게 되는 산지. 그 외 그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

 

수동식 엘레베이터가 있는 그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사건.. 야간 승무원인 리베라가 계단에서의 사고로 자리를 비우게 되는데.. 주민들은 야간에 엘레베이터를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 디팍의 조카 산지가 야간 승무원의 자리에 잠시 있어주기로 하고 그 기회를 빌어 수동식 엘레베이터를 없애려는 인물의 등장.. 디팍과 리베라는 일자리를.. 직업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업에 대한 편견, 장애에 대한 차별... 문화권이 다른 사람과 사람의 만남- 이야기 속에 전달되는 메세지의 중심에 있는 클로이. 대중교통을 탈때면 사람들이 자신에게 떨어지는 시선이 두렵지만 어지간한 도움은 받지 않으려한다. 의족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그녀, 클로이. 신체의 40센티미터를 잃었을 뿐이라며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클로이의 의지와 긍정적인 삶의 모습이 참 좋았다. (아, 멋있어. 클로이.)

 

"오늘날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살던 시절 인도의 젊은이들은 결혼하고 싶은 상대가 있어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었어. 그런데 나는 굴복하는 성격이 아니었지. 디팍은 나와 신분이 달랐지만 우리는 서로 사랑했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낡은 폐습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게 두지 않기로 결심했어. 우리가 그 어떤 대가를 과소평가했던 거야. 디팍이 네 할아버지나 삼촌들에게 살해되기 전에 뭄바이에서 도망쳐야 했으니까."  (p.53)

 

_ 문화권이 다른 사람과의 사랑이 어려웠던 디팍과 랄리. 대가로 지킨 사랑. 씩씩하고 강인해 보였던 랄리의 결단있고 추진있는 행동력.. 뭔가 멋있어....... ㅋ

 

 

"바보같이 들리겠지만, 몇 년 후에도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 직업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사라진 직업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 그 직업에 종사하던 이들의 긍지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그 근면한 삶을 누가 기억해줄까? (...) 조카가 나를 생각하는 한 나는 존재하는 거잖아. 바로 그게 내가 이러는 이유야. 망각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벌기위해서."  (p.153)

 

_ 가장 인상적이었던 문장이었다. 다소 특별한 직업을 가진 디팍. 특별하기 때문에 특별한 생각에 마음이 무너질 뻔.. 망각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벌기 위한 이유... 나를 생각하는 한 나는 존재하는 거라니 ... 우와... 문장 봐.. :D

 

 "완전히 미치지 않으려면 약간은 미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나는."

 

_ 미치지 않으려면 미쳐야 해~♬ (feat. BTS <ON>) .. ㅋㅋ

 

 

 

러브스토리의 시작에는 이상한 패러독스가 있다. 두려움 때문에 머릿속에 가득 차 있는 말을 선뜻 꺼내지 못한다. 모든 걸 다 주고 싶으면서도 행복이 깨질까 감정을 아낀다. 싹트는 사랑은 깨지기 쉬운 만큼 무모하기도 하다. (p.290)

 

_ 산지와 클로이의 관계도 지켜볼 만 했던 『그녀, 클로이』.. :)  혹시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된다면 그 산책하면서 대화를 나눈 그들의 모습이 궁금하고 기대된다.. 예쁠 것 같기 때문에... ㅎ

 

 

"멋진 추억으로 간직해요, 우리. 미스 클로이는 나에게 아주 소중한 사람이었어요. 그동안 나한테 해준 모든 것을 절대 잊지 않을게요."

눈물을 글썽이는 클로이를 보면서 디팍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p.320)

 

_ 나도 눈물 글썽. 그렁그렁. ㅠ

 

휴먼 로맨스 & 코미디 『그녀, 클로이』

 

최악이라고 보이는 것에 이르렀을 때

인생은 숨기고 있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는 것

 

 

다양한 캐릭터들의 매력과 어쩌면 가까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거리감 없는 이야기들에 빠져 읽은 『그녀, 클로이』   그들을 통해 여러가지 문제의식을 소설속에 녹여 자연스럽게 그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

 

 

다르다는 것은 두려움을 주는 동시에 행복을 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진심으로 그 다름을 사랑하게 만들고 싶었다. 이 소설을 쓴 것은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해,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받는 상처에 대해, 인간의 위선과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니까. _마르크 레비 (<엘르> 인터뷰에서)

 

 

 

마르크 래비의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되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전작들을 찾아 읽어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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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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