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머리 앤 특서 청소년문학 10
고정욱 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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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 대표 작가들의 여섯 빛깔 이야기

고정욱 _「빡빡머리 앤」

김선영 _「언니가 죽었다」

박상률 _「파예할리 , 그래 가자」

박현숙 _「분장」

손현주 _「마카롱 굽는 시간」

이상권 _「넌 괜찮니?」

 

청소년의 시선으로 보는 '페미니즘' ..  여전히 오르락내리락하는 사회적인 이슈..

그런 문제점들을 청소년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는 여섯 작가님의 글..

사실 페미니즘이라기 보다는 여자이기 때문에 겪는 성불평등. 부당함. 인식의 답답함. 남녀차별.. 청소년의 시선으로 보아도 참으로 답답한 사회적인 현실의 문제를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느 새 이입해서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욱-  ㅠ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문제가 아닐까 싶고 그렇다.

 

고정욱 _「빡빡머리 앤」

2반은 3반과의 축구 대결에서 패하는데.. 초등학생때 축구부에서 활동했던 조앤이 머리를 빡빡 밀고와 축구에 대한 의지를 보인다. 여자가 무슨 축구야- 라고 부정적이다가 조앤의 실력을 알아본 상민은 경기를 함께 해 주기를 부탁하고 결과는 2반의 승!! .. 

 

 

 

"그냥 화가 났어. 예쁜 여자애가 될 수도 없고, 축구도 맘대로 할 수 없고, 공부도 잘 못하고. 나는 그렇다고 쳐. 언니는 할 수 있는 게 있었는데 아빠가 할 수 없게 하잖아. 그래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여자라고 하지 말라는 거 해버리기로 결심했어. 좀 쎈 걸로."

"그게 머리야?"

"응. 머리는 또 자라잖아. 히히."  (p.35~36)

_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모습.. 무조건 여자는 얌전하고 조신하게 있어야 하는건가.. 하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게 있음을 보여준 조앤의 당찬 생각이 좋았던 부분..!!   :D

 

 

 

 

 

김선영 _「언니가 죽었다」

엄마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주연. 어느 날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겠다고 하는 주연. 엄마는 주연에게 늘 집착한다. 

고등학생 때 친언니의 성폭행을 당한 아픔이 있고.. 그래서 세상 속의 주연을 어쩌면 더 안전하게 지키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마음이 주연에게는 엄마의 집착이라 느끼는데.. 

 

 

 

 

"살아 있는 것이 살아내는 것이, 버티는 것이 무섭지. 죽는 건 무섭지 않다고, 그래서 너무 편안하다고 했어. 그래서 혼자 남는 엄마를 누구보다 걱정했어. 이모가 나한테 엄마를 잘 부탁한대."

(....)

"너무 슬퍼하지 말래."  (p.35~36)

 

_  엄마도 울고 .. 나도 울고 ..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주연은 엄마를 위로하고.. 하루아침에 밖에 있을 딸이 혹시라도 무슨일이 생길라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금세 전부 없어지는 게 아니지만.. 여행을 함께하며 주연과 엄마는 조금씩 이해한다. 해보고 싶은게 많다는 주연에게 엄마는 말한다. "뭐가 됐든 해봐. 그러다 보면 길이 보이겠지." (p.64) ..    엄마의 아픔에는 이젠 괜찮을거라고.. 주연에게는 무한 응원을 보낸다..    

 

 

 

박현숙 _「분장」

진료를 위해 찾았던 병원에서 의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현진. 같은 상처가 있는 천경.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 한 상처였는데.. 같은 상처가 있음을 알게 된 천경은 현진에게 다가간다. 그 일 이후 웃음을 잃은 천경은 현진에게 분장을 하고 그 못된 행동을 한 의사에게 자신의 아픔이 이러하다고 보여주자고 제안한다.

 

"어머니나 저나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도 말이에요, 그깟 손 한 번 잡힌 거 별거 아니라고 여겨도 말이에요. 현진이는 아닐 수 있잖아요. 똑같이 덜 익은 고기를 먹어도 누구는 아무렇지도 않고 또 누구는 배탈이 나요. 다른 누군가는 그거 때문에 병을 얻어 목숨을 잃기도 하고요. 다른 누군가는 그거 때문에 병을 얻어 목숨을 잃기도 하고요. 같은 음식도 누군가에게는 약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독이 되기도 하고요. 같은 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거예요. 제가 중심을 잡고 스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할 거 같아 냉정해지려고 노력하지만 정말 아슬아슬해요. 언제 떠내려갈지 모르는 나무다리를 건너고 있는 거 같다고요."  (p.120)

 

 

 

 

"너랑 나랑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려고 애쓰잖아. 마음을 감추려고 분장하고 말이야. 그걸 이번 토요일에 확 지우자고."  (p.128)

_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라는 .. 별거 아닌 일이라는 할머니의 말에 욱-!   어떻게 별거아닌 일이 될 수가 있는거지.. 현진과 천경은 여전히 아파하고 있었다. 그런 아픔을 알아주고 보듬어주지는 못 하고...ㅠㅠ  스스로 그 아픔을 깨고 나와야 하다니.. 스스로 상처를 꿰매야하다니.. 현진이와 천경... 분장을 통해 아프다고, 여전히 너같은 놈 때문에 아프다고. 내 마음이 이렇다고... 외쳐야 하는데.. 어쩐지 마음이 너무 아프다..  ㅠㅠ 그 친구들의 인생에 그런 아픔은 상처는 없을 수도 있었는데.. 악마같은 인간들은 진짜 우주밖으로 뻥 차야해.  (부들부들)

 

 

 

 

 

손현주 _「마카롱 굽는 시간」

제과제빵에 흥미가 있는 준성. 하지만 엄마는 딸 준성의 꿈을 이해하지도 못 하고 무시한다. 좋은 대학만을 강요하는 엄마. 열심히 하려 노력하는 준성. 그러다 명절에 할머니 댁에서 남자아이 같은 자신의 이름과 엄마가 공부만을 강요하는 이유를 알게되자 자신의 꿈을 위해 살겠다는 다짐을 한다.

 

 

 

 

 

나는 항상 누군가의 언저리를 배회하며 살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난데 내가 할 수 있는 결정이 없다.   (p.143)

_ 엄마의 이유도 이해하지만 그 속사정과 그래야만하는 이유를 왜 딸에게 풀어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면서까지 할머니를 이기고 싶었던 걸까. 이해하지만 이해하고싶지 않다. 널 위한 거라면서 그 위함 속에 자신의 힘듦을 다른 사람을 통해 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준성이의 아니 민서의 인생의 주인은 민서 너 자신이길 바라며....

 

 

 

 

 

 

박상률 _「파예할리 , 그래 가자」

잘 되라는 이유로 부모의 생각대로 끌고 가는 해미의 인생.  1등만을 고집하는 부모님. 오빠와는 다름을 너무도 잘 아는 해미인데. 아빠가 평소에 입버릇처럼 되뇌이는 '파예할리' .. 아빠의 파예할리는 어찌 보면 포기였다, 체념이었다……. (p.77)  해미도 더 이상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인생을.. 1등을 위해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데...

 

"사랑은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게 있어." (p.85) / 파예할리 , 박상률

 

 

 

 

 

 

이상권 _「넌 괜찮니?」

윤아, 선유, 미정이.  셋이 떠난 여행에서 아빠의 성폭행 사건을 접하게 되는 윤아. 아빠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그리고 친구들을 앞으로 어떻게 봐야할지의 막막한 윤아.  그러다 바다에 뛰어드는 윤아. 그런 윤아의 곁에 있어주는 선유와 미정..

 

한순간에 내 삶이 추락해버렸다. 그것도 아빠 때문에. 내 의지하고는 전혀 무관하게.   (p.187) / 넌 괜찮니? , 이상권

 

 

 

 

 

 

 

 

결이 달라도 전부 너무 좋았던 글.. 

아프기도 했고. 같이 울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고. 

 

꿈을 가지라 해놓고 가질 수 없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가지라고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서 미안한 마음이 앞서기도 하다.  앞으로 언제든 분명히 스쳐갈 성불평등, 남녀차별따위에 혹시라도 상처를 받더라도 아파하지말고 당당하게 맞서기를.  여자라서, 남자라서 .. 이런 말로 시작되는 세상이 아니기를 바라며...

 

요즘 청소년들의 힘은, 솔직함 혹은 진솔함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힘, 그런 것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 책이 그들에게 그런 용기와 힘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 이상권

 

 

 

청소년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그리고 어른들도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함께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

 

* 본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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