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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한국 SF의 새로운 상상력
뱀과 허물을 소재로.... 이것은 진짜.. 재난 혹은 공포...
몸이 허물로 덮이는 피부병을 가진 사람들.
어느 도시의 D구역에는 격리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주인공 '그녀'는 파충류 사육사이다. 하지만 동물원이 산사태로 무너지자 야생동물들은 탈출하고 전부 흩어진다.
그녀 또한 허물을 벗기 위해 방역소에 들어가게 되는데.
방역센터에서 만난 김, 후리, 뾰족 수염, 척을 만나게 되고.. 이들은 전설 속의 거대한 뱀이 폐허가 된 궁에서 살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김과 후리, 그녀는 뱀을 꺼내어 김의 타이어 가게로 데리고가 숨긴다.
그녀는 뱀을 위한 신당을 차리고 싶지는 않았다. 뱀의 탈피를 기다리면 될 일이었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 어둡고 좁은 공간, 적절한 먹이 외에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기도 따윈 필요치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저들의 기도는 처절한 몸부림처럼 보였다. 응답받지 못한 기도는 어디에 버려질 것인가, 두렵기까지 했다. (p.124)
전설 속 거대 뱀이 허물을 벗으면 세상의 모든 허물이 벗어진다고 믿는 사람들. 그때문에 거대한 뱀을 본 이들은 신처럼 바라보았다.
"전설은 전하는 입마다 다르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을 다음 사람에게 전하기 때문이야. 믿음은 저절로 싹을 틔우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믿을 것인지 스스로 택하는 게야. 제 손으로 터를 파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려 집을 짓는 것이지. 너는 스스로 허물을 벗으면 마땅히 다시는 입지 않아야 한다고 믿었던 게지." (p.201-202)
그들이 만든 판타지에 붕괴된 도시의 D구역..
그리고 그 도시를 움직이는 제약 회사의 충격적인 음모....
이 도시는 잔인할 정도로 치밀하게 계획됐다. (p.217)
그들의 잔인한 음모를 알게된 시민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함께 움직이기를 .. 롱롱이 소원을 들어주기를..
공포가 이념이 되고, 이념이 공포를 강화시켰다. 그 불행한 순환 속에 유일하게 실재하는 건 허물뿐이었다. 공 박사는 시민이 아니라, 시민들의 허물이 불행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p.277)
... 소설의 끝은 생략... :D
인간의 욕심. 탐욕이 만든 사회.
재난과 질병으로 인한 인간의 공포.
해결하고 생존하기 위한 그들의 '소원'
원하는 소원에 도달하기 위해 희망을 가져야하고.. 인간이 가진 욕망의 허물을 벗어던져야 한다는 메세지를 주는 것 같다... '허물이 덮이는 피부병'때문에 도시를 격리 시켜야하는 상황.. 비단 '허물' 때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까... 인간의 욕망이 순간 두렵기도 했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면 너무 무서웁겠지..?)
소 구제역, 돼지 열병, 살처분..이 생각난건 왜때문인가...
사실 제목만 보고.. 딱 정말 제목만 보고 로맨스 소설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반성해)
SF 소설을 이렇게 단숨에 읽어버리기는 처음이다.
이렇게 시간순삭일거야 ..?
저자의 상상력에... 리스펙...
#소원을말해줘 #이경 #다산책방
#SF소설 #장편소설 #매3소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허물을 벗고 싶다. 엄마가 버린 허물 같은 아이, 버림 받아도 좋다는 표식 같은 이 허물을 벗어버리고 싶다. - P26
롱롱을 찾으면 정말 허물을 벗을 수 있을까. 영원히 허물을 벗으면 한 번도 허물 입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한 번도 버림받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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