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둔 밤을 지키는 야간약국
고혜원 지음 / 한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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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탁방, 편의점, 중고상점 등 장소를 매개로한 힐링소설들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비슷비슷한 힐링물에 누군가는 질린다고 뻔하다고 볼멘소리를 내곤 하지만

각박하고 여유가 없는 세상살이에 난 오늘도 내 마음 속 작은 쉴 공간을 이 책으로 만든다.

<스포주의>

영업시간, 일몰부터 일출까지.

H동의 어두운 밤을 유일하게 환하게 비춰주는 야간약국.

약사인 '보호'는 12년째 하루도 빠지지않고 야심한 밤을 밝히는 중이다.

남들이 잠들 때 깨어있는 동네주민들과의 츤데레 우정을 나누며

그들이 처한 상황과 고민을 약과 함께 쓰다듬어준다.

물론 그 대상이 약국 이용자들 뿐만은 아니다.

야간약국의 주인이자 약사인 '보호'도 마찬가지.

12년 전 '보호'의 친언니 '자연'이 범죄 인질로 휘말려 약국 앞에서 죽음을 맞이 한 후

'보호'는 그 죄책감으로 지금까지 버티며 살고 있다.

야간약국을 고집하는 이유도 친언니가 도움을 청할 곳 하나 없이 야심한 밤에 죽었기 때문.

언니를 도와줄 불빛이 한 곳이라도 있었다면,

'자연'은 그렇게 되지 않았을거라고 자책하며

오늘도 해가 진 후 야간약국은 불이 밝게 켜진다.



영화나 드라마 보다는 연극으로 이 작품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인물들이 여러명 등장하는데 드라마나 영화처럼 긴호흡을 가지고 진행하기에는

인물들의 모습이 희미하게 느껴졌다.

오히려 호흡이 짧은 연극에서 극중 인물들이 더 잘 살아나보일 것 같은 기분.

경찰인 '환경'도 '자연'의 마지막 모습을 목격한 중요한 인물로 여러번 등장하지만

생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는 보기 어려웠다.

'자연'-'보호'-'환경'

작가님이 어떤 생각으로 소설 속 인물들의 이름을 이렇게 설정한건지

백퍼센트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주인공 '보호'가 소설을 읽는 독자들을 보호해주리라 하는 믿음으로 설정하신 것 같다.

책 제목에 맞게 퇴근 후 해가 진 다음 책을 읽었다.

오늘의 야간약국의 방문자는 나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오늘의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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