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봉우리 5
다니구치 지로 지음, 유메마쿠라 바쿠 원작 / 애니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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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음.

움... 만화책을 좋아하지만, 순정만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솔직히는 다니구치 지로의 그림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처음에 본 책은 열네살, 그리고 아버지와 개를 기르다를 읽었는데,

열네살과 아버지는 웬지 느낌도 비슷했고, 점잔고 잔잔한 내용이기도 했지만,

뭔가 애잔한 내용에 세밀하고 정직한 다니구치 지로의 그림은 더 쳐지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조금은 답답하다고도 느꼈던 정직하고 꽉채운 그의 그림이

에베레스트의 산등을 그릴때나 네팔의 마을과 사람들을 묘사하니 정말다른 느낌이었다.

서점에 걸려있던 피오피로도 봤지만 표지의 컬러그림도 강렬하고 좋았다.

하부라는 남자...

뭐, 나처럼 회사생활하며 사는 사람으로서는 정말 만나기 힘든 타입의 사람이지만,

같이 지내거나 하기에는 정말 힘들겠지만 정말 남자다운 사람이었다.

더불어 나오는 또한명의 주인공, 사진 작가 후카마치.

차분하고 생각이 많은 사람처럼 나오지만,

나에게는 남의 인생에 끼어들어 큰 민폐를 끼친 사람으로 보일 뿐이다.

하부가 산 정상에 올랐어야해~에에!

산을 정복하기도 하고(정복하는 게 아니라고 했지만) 산에서 생을 마감하기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산으로 간다.

산에 오르기위해서만 인생의 시간을 보내고 사랑했던 사람도 가슴에 묻고,

그리고 최후의 시간도 산에다 묻은 사람.

마지막 순간의 그 강렬한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5권, 결코 짧지 않는 분량이었지만 쉬지않고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얘기였다.

5권 세트가 박스로 나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책은 다니구치 지로에 대한 나의 느낌을 바꿔준 책이다.

한 겨울에, 눈이 오는 날에 읽으면 더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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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 혼신의 신혼여행 1 - 서울에서 마라도까지
메가쑈킹만화가 부부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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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욕전선도, 탐구생활도 재미있게 읽었던 나!

남의 신혼여행따위는 궁금하지 않지만 그래도 내 품에 안아야지~!

두툼하니 내용 빵빵할 게 뻔한 모양새를 한 책 두권을 손에 넣으니

적어도 이삼일은 재미있겠고나~ 했으나

읽기는 하루에 몽땅 읽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자주 손에 잡고 읽었다.

내용은 쭈욱 봤으니 어디를 펼쳐 읽어도 되고,

그 단순하고 쉽게 그린듯한 그림체 안에 숨겨진듯 표현된 것들을 하나둘 찾는 재미~

마치 1박2일의 멤버들이 그러하듯 서로 도우는 일없이

콩닥거리며 그 긴 코스의 여행을 하는 얘기가 재미있었다.

나도 가고 싶다.

하지만 정말 누더기처럼 쓰러져자는 부부의 컷을 보노라면용기가 안 난다. ㅋ

그냥 보는 걸로 만족~

삐치는 것과 식탐으로 하루를 보내는 안사람과

안사람의 삐침이 언제 나올까 불안함으로 하루를 보내는 바깥양반의

정말 누구나 그럴수있을 듯한 여행과

사진과 만화로 보여주는 여행의 재미!

만화지만 내용이 꽉차고 도톰해서인지 본전생각나지 않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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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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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표지글을 보고, 표지를 보고 소녀와 노인의 사랑이야긴줄 알았다. 

노인이 소녀를 사랑한 이야기는 맞지만, 

노인이 소녀의 젊음과 아름다움과 평범하지만은 않은 그 아이를 사랑하면서 알게되는, 

자신의 다른 모습과 이제는 다르게 느끼게 되는 지난날의 시간, 

한발짝 물러서서 보았기에 원하지 않았던 많은 생의 욕망을 알게되는, 

괴롭게 알게되는 이야기이자 가련한 다른 남자의 이야기였다. 

마냥 아이같기만 하지 않은 볼매 소녀가 등장하고 그 소녀를 바라보는,

적요 시인의 정말 글줄을 그냥 넘어가게 만들고 싶어지는 직설적인 감정이 놀라왔다. 

하지만, 읽는 내내 마음에 남았던 가련한 남자는 서지우였다. 

실제로 만나봐도 싫을것 같은 남자다. 

멍청하고 거기에 지구력까지 있다니.  

하지만 적요 선생에 대한 애증의 마음을 기록한 그의 일기를 읽고 있으려니 

적요 시인의 은교에 대한 욕망이나 서지우에 대한 분노보다 

서지우의 괴로움과 그의 생활이 마음에 쿵하고 남는다. 

나는 적요 시인보다 서지우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고 비슷한 나이이기 때문일거다. 

욕망도 성실함도 있지만 재능이 없는, 끝없이 갈구하지만 글을 쓸 수 없고  

세상과 함께 하기때문에 겪는 사람과 사람과의 갈등도 

의지 박약과 그렇지만 상대의 경멸의 눈빛은 금새 느끼기에 더 괴로운 사람. 

책을 덮고도 세상을 즐기며 살지못하는 것 같은 내모습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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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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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아니 아주 오랫동안 소설책을 읽지 않았다.  

매일 매일 내 생활과 일에 필요한 책들만 읽고지냈었다. 

서점을 지나다보니, 정말 아주 예전에 읽었던 신경숙 작가의 책.거의 20년전에 읽었던 책의 작가. 

그때 사랑을 하고 있어서였는지 무던히도 책을 읽지 않았던 내가 단숨에 읽고서  

가슴이 아팠던 거 같다. 주인공들의 기다림이 내 기다림 같고,  

주인공들의 바보같은 소극적인 행동들이 내 행동같고... 

아마도, 계속 잊고 지내던 작가의 책을 다시 집어든건, 

저 노란 표지 때문일거다  

어디론가 가고 있는 끝이 없을 거 같은 길이 있는 표지그림이 날 잡아 이끈것 같다. 

오랫만에 느끼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 책. 

이제는 예전만큼 삶이 비밀스럽게 느껴지지 않지만 책속 주인공들의 조심스러운 말과 행동들이 

예전의 나의 먼 기억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저마다 사연을 지닌 윤도, 미루도, 단이도  

지금 있을 거 같지 않은 영원이 80년대에 박혀있을 거 같은 느낌.  

한결같이 입었던 미루의 그 하얀 치마처럼... 

자신 만의 정해진 운명을 지고만 미루나 단이...

안타까운 젊은 날들을 담담히 말하고 있는, 윤이 나에게 말해주는 책을 읽고 있으려니 

내가 윤이 된듯한 느낌이다. 그런 펄떡거리는 마음은 없지만  

담담히 '내가 그쪽으로 갈게'라고 말하는 마음.  

나도 아마 첫사랑의 사람이 나에게 전화한다면  그렇게 말할수 있을 정도로  나이를 먹었다. 

책읽는동안 푸앗하고 웃음이 터졌다.  

블루드래곤... 나는 객석이라는 (객석에서인가?) 노래밖에 모르지만...  

책속에서 이 그룹의 이름을 보게 될 줄이야. 노래멜로디까지 떠 올랐다. 후훗

정말 우주 저끝에 잠자고 있던 나의 기억을 이 책이 많이 지금의 나에게 갖다주었다. 

태풍이 지나가면, 나도 테이블야자를 하나 사서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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