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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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아니 아주 오랫동안 소설책을 읽지 않았다.  

매일 매일 내 생활과 일에 필요한 책들만 읽고지냈었다. 

서점을 지나다보니, 정말 아주 예전에 읽었던 신경숙 작가의 책.거의 20년전에 읽었던 책의 작가. 

그때 사랑을 하고 있어서였는지 무던히도 책을 읽지 않았던 내가 단숨에 읽고서  

가슴이 아팠던 거 같다. 주인공들의 기다림이 내 기다림 같고,  

주인공들의 바보같은 소극적인 행동들이 내 행동같고... 

아마도, 계속 잊고 지내던 작가의 책을 다시 집어든건, 

저 노란 표지 때문일거다  

어디론가 가고 있는 끝이 없을 거 같은 길이 있는 표지그림이 날 잡아 이끈것 같다. 

오랫만에 느끼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 책. 

이제는 예전만큼 삶이 비밀스럽게 느껴지지 않지만 책속 주인공들의 조심스러운 말과 행동들이 

예전의 나의 먼 기억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저마다 사연을 지닌 윤도, 미루도, 단이도  

지금 있을 거 같지 않은 영원이 80년대에 박혀있을 거 같은 느낌.  

한결같이 입었던 미루의 그 하얀 치마처럼... 

자신 만의 정해진 운명을 지고만 미루나 단이...

안타까운 젊은 날들을 담담히 말하고 있는, 윤이 나에게 말해주는 책을 읽고 있으려니 

내가 윤이 된듯한 느낌이다. 그런 펄떡거리는 마음은 없지만  

담담히 '내가 그쪽으로 갈게'라고 말하는 마음.  

나도 아마 첫사랑의 사람이 나에게 전화한다면  그렇게 말할수 있을 정도로  나이를 먹었다. 

책읽는동안 푸앗하고 웃음이 터졌다.  

블루드래곤... 나는 객석이라는 (객석에서인가?) 노래밖에 모르지만...  

책속에서 이 그룹의 이름을 보게 될 줄이야. 노래멜로디까지 떠 올랐다. 후훗

정말 우주 저끝에 잠자고 있던 나의 기억을 이 책이 많이 지금의 나에게 갖다주었다. 

태풍이 지나가면, 나도 테이블야자를 하나 사서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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