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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유혹 ㅣ 수학의 유혹 2
강석진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류의 책이 난무한다. 모두들 가지고 있는 수학에 대한 약간의 열등감을 제목으로 해소해주는 듯한 책들 말이다. 나도 이 책의 제목에 유혹당했다. 아마 서울시 교육청 필독 도서 목록에 있었나 어디 추천은 많이 받은 것 같다. 저자의 학문적 업적은 잘 모르겠다. 수학에 관한, 수학이라는 이름을 내 건 책 중에서 텔레비전에 몇 번 얼굴이 나오고 신문에 칼럼 몇 번 쓴 경력에 서울대, 미국 유학파 이런 간판이면 책 저자로서는 훌륭한 편이 아닌가! 출판사가 영리한 점은 독자들이 책을 구입하는 기준이 책 내용이 아니고 저자라는 것을 간파한 점이다.
난 수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이것 저것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줌마니까. 하지만 우뇌로만 쏠리는 성향을 고쳐보려고 이 책을 선택했다. 그래도 중딩 용 필독서인데 못 읽어줄건 없지 않겠나. 사실 내 수학적 감각은 고1쯤은 된다고 자부한다. 아, 취미가 머리 아플때 정석 책 풀기이다. 그런데 여러 개의 댓글을 보건대 참 의아하다. 중딩이 읽기에 적합하다니. 웁쓰다. 물론 초딩용처럼 보이는 내용도 있다. 그러나 과고나 갈 정도의 훌륭한 수학적 재능을 가진 학생이나 소화할까 일반 중딩이 읽기는 버거워보인다.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독자층이 불분명하다는 거다. 나 같은 일반인이 읽기에는 어떤가. 생활 속에 응용되는 내용도 별 없을 뿐더러 내가 느끼기에는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엄청 복잡하게 설명한 것 같다. 왜 있잖은가? 자기도 모르고 가르쳐주면 남들이 이해못하는 상황 말이다. 이런 느낌이 온다.
요즘 이과 출신 의사, 과학자의 글솜씨에 탐복하고 있던 차에 이 책은 역시나 이과생은 문장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어떤 댓글에는 시원한 말투라고 칭송하였던데 글쎄 무식하고도 대책없는 말투라고 말하고 싶다. 글 중간에 정말 생각없는 문장-공산주의 반대가 무어 그리 나쁜가 - 이런 식의 문장을 꼭 넣고 싶은가? 흐름과 상관없는 내용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을 위트라고 칭찬할 수 없지 않은가?
어떤 이유로 이 책이 만인의 필독서가 되었는지 궁금할 밖에. 책을 사기 전에 도서관에서 한 번 빌려보고 책을 반의 반 정도 읽고도 맘에 들면 사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