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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생각 키우기
고미 타로 지음 / 창해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어떤 도구이든지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에 따라 그 도구의 의미는 여러모로 달라진다. 대표적인 것이 칼이 아닐까? 사람을 살리는 훌륭한 음식을 만드는 도구이기도 하면서 또한 사람을 죽이는 직접적인 무기도 된다는 것이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같다.
많은 상업적인 교재회사나 출판사의 말처럼 꼭 자기네 책을 또는 교구를 구입해야만 아이의 지능발달이 되는 것처럼 선전하지만 (물론 책이나 교구의 교육적 효용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정작 중요한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실제적으로 책이나 교구의 의도와 의미를 살릴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약하다.
마찬가지로 이 책이 창의적인 아이에게 창의성을 가로막는 그런 책도 아니고 창의성이 없는 아이에게 확실히 창의성을 길러줄 수 있는 책도 아니다. 어떤 이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잘 들여다 보라. 미완성된 그림 외에 무엇이 있는가?
"무슨 이런 허접한 책이 다 있어? "라고 군시렁 댈 수도 있겠다.
적어도 이 책은 아이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경계를 넓힌다는 데 의의가 있겠다. "판에 박힌'과 "창의적인"것이 결과 연결고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판에 박힌 것들이 지겨워진다면 창의로의 길이 열리는 것이 아닐까?
창의적으로 아이들을 키운다고 그냥 아무 기법도 없이 무작정 그리게 하는 것은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법(?)이 없는 아이로 키우는 다름아니다.
피카소의 데생작품을 본적이 있는가? 사람들은 때로 피카소가 우리 보기에 조금은 어그러진 추상화만 그린 줄 아는 이가 있는데 실제 그는 미술적이 기본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나온 상상력의 결과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에게 그런 예술적 재능과 함께 수학적인 부분을 그림에 넣었던 것이다.
변형은 창조적 활동의 시작이다.
아이들에게 나머지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은 그런 창조적 활동의 시작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책이다.
단서를 달자면 잘 이용하는 자에게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