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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고양이와 항해사
마틸다 우즈 지음, 아누스카 아예푸스 그림, 김래경 옮김 / 양철북 / 2022년 11월
평점 :
소녀와 고양이와 항해사 | 마틸다 우즈
@yangchulbook
'환타지를 표방한 고차원적 권선징악 호러물'이라고 하면 좋을듯. 아이들이 좋아할 맑고 고운 동화인가 생각하고 봤다가 군데군데 이러저러한 설정들에 살짝 충격받기도. 뭐, 마지막은 어찌됐든 주인공이 행복하게(?) 마무리 되었으니 괜찮다고 해야할지도.
남존여비 사상이 짙게 물든 부두 마을에 선장의 일곱째 딸로 태어난 우나. 동네를 전전하던 점쟁이가 오매불망 아들을 기다리는 선장에게 이번엔 틀림없이 '큰 일을 할 남자아이'가 태어날거라고 예언을 한 다음이라 한껏 기대를 받고 있었으나 막상 딸이 태어나자 선장 부부는 아이를 10년간 어두컴컴한 골방에서 홀로 잠들게 하며 학대한다. 다른 언니들과는 달리 아버지처럼 배를 타고 북쪽 먼 바다까지 나가고 싶어하는 꿈을 꾸는 우나. 그러나 선장과 뱃사람들은 여자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는 생각은 평생 해보지도 못한 사람들이다.
마을에 한파가 일찍 몰아질거라는 점쟁이의 점괘 때문에 선장과 선원들은 일찍 북쪽으로 고래잡이를 나가게 되고, 선장부인은 딸들을 데리고 남쪽나라로 가서 부자 남편을 골라 딸들을 결혼시키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우나는 몰래 아버지의 배에 잠입해서 함께 항해를 시작하고, 배 안에서 아버지와 선원들에게 시달리며 고초를 겪는다. 그러나 딱 한사람, 항해사 해일로드는 그런 우나를 가엾어하며 돌봐준다. 우나는 항해사에게 별을 보고 방향을 찾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아저씨가 여행한 곳들을 기록한 양피지 지도를 함께 들여다보며 꿈에 부푼다.
고래를 잡아 마을로 돌아가야 하는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그들에게 여러가지 고난이 닥치고 그 때마다 용기있는 우나 덕분에 선원들을 목숨을 건지게 된다. 차츰 냉담했던 선장은 그녀를 자신의 진정한 자식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대대로 물러받은 칼을 건네준다. 우나는 아버지의 인정을 받은 것이 기뻤지만, 그 칼로 그들이 포획한 전설의 동물 나르두를 찔러 죽이라는 아버지의 명을 따를 수 없어 밧줄을 잘라 나르두를 도망치게 한다. 불같이 화를 내며 우나를 내치는 아버지. 우나가 차가운 바닷물에 빠졌지만 아무도 그녀를 구해주지 않는다. 해일로드는 물에 뛰어들어 우나를 구하지만 대신 사경을 헤매는 환자 신세가 된다. 설상가상으로, 빙하에 부딛쳐 침몰직전의 상황에서 선장과 다른 선원들은 다 빠져나가고 우나와 정신을 잃은 해일로드만 배에 남게 된다.
한편, 부자 남편감을 찾아 남쪽으로 여행하던 우나 엄마와 언니들은 순무 마을 왕자님과 결혼하게 된다. 엄청난 부자인 순무 왕자는 여섯 딸들과 모두 결혼하겠다고 약속하고, 결혼 선물로 북쪽 건물을 열어주겠다고 말한다. 어머니와 언니들은 북쪽 건물에 엄청나게 귀하고 값진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라 상상하며 신나하고, 이 와중에 언니들 중 우나를 가엾어하며 돌봐주던 트리네는 용기를 내서 결혼을 피해 도망친다.
위기에 빠진 어린 소녀 우나와 항해사 해일로드, 허황된 꿈을 꾸며 행복해하는 엄마와 언니들. 그들에게 닥치는 결말이라니. 어디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결말이라서 새롭기도 했고 약간 충격적이기도. 특히 제 3의 중요한 등장인물로 설정된 고양이 따개비. 고양이들은 아홉번 다시 살 수 있고, 특히 배를 몰 수도 있고 바이올린을 켤 수도 있으며 다가올 위험을 알아차릴 수도 있다. 그러나 딱 하나, 인간들과 말로 소통할 수 없는 불편함이 있었다. 따개비는 배에 몰래 일항한 우나를 불운하다고 싫어했고 오직 항해사 해일로드만 좋아했지만, 마지막에 셋은 함께 작은 배를 만들어 세계여행을 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아마도 작가가 고양에 네 마리를 키우는 집사이기 때문에 탄생된 캐릭터인듯 하다.
항해, 해적, 바다괴물 등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인듯. 군데군데 삽입된 흑백의 삽화들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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