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결말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3
김서령 지음, 제딧 그림 / 폴앤니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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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등장인물들이 이야기 속에서 살아꿈틀거리는 느낌이 들만큼 단편 잘 쓰는 작가구나… 싶다. 이런 소설 처음이야. 충격적이다.

스토리 설정도 신선하고 사건에 실려 이리저리 흔들리듯 삶을 떠다니는 등장인물들이 정말 독특하다. 이런 상상력은 어디서 오는건지. 어디로 튈지모르는 전개가 긴장감과 독창성을 배가시키는 듯하다. 장편이면 이런 느낌 유지하기 힘들었을듯. 이런 맛으로 단편을 쓰는것인가 깨닫게 해 준 작가님이다. 다른 글도 찾아보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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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그런 건 아니지만 여섯편의 소설 모두 결혼 이야기가 섞였다. 《연애의 결말》이라 제목을 붙인 건 그 때문이었다. 긴 연애 끝에 더는 할 게 없어서 하는 결혼, 서로가 구원인 줄 알았으나 아니라는 것을 곧 깨달아 접어버린 결혼, 백번 양보해 사랑까진 한다 쳐도 그게 같이 살기까지 할 일인지는 몰라 골치가 아픈 결혼. 어떤 결혼은 허랑방탕하고 어떤 결혼은 공연히 애틋하고 어떤 결혼은 ‘연대’여서, 내 여섯편 주인공들은 소설이 끝난 다음에도 여전히 처연하다. 그들은 몽땅 나를 닮아 때로 안아주고 싶기도, 미워지기도 했다.

내가 만들고서 예뻐하고 가여워하고 미워하기까지 하다니. 그러고 보면 소설가란 참 맹랑한 직업이다.

연애의 결말 | 김서령, 제딧 저

#연애의결말 #김서령 #단편소설 #독특한단편 #결혼이야기 #독서 #책읽기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폴앤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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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자주]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표지 2종 중 랜덤) - 27편의 명작으로 탐색하는 낯선 세계사
박신영 지음 / 바틀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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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작가님의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책키라웃과 바틀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어봤습니다.

후아—
이 책을 완성하는데 10년의 세월이 걸렸다는 사실이 정말 과장이 아니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 책.

27편의 문학작품들을 중심으로 유럽의 형성과 유럽인, 중세문명과 민중의 삶, 대항해시대, 산업혁명과 근대화 뒷편의 경쟁, 제국주의와 세계대전까지 서양 역사의 주요 흐름을 설명해주는, 그야말로 반쯤은 세계사 교과서 같은 책이다.

명작동화 읽듯 가볍게 접근할 수 있을 줄 알았다가 화들짝 놀랐다. 잠깐 당황했다가 작가님이 일러주는 대로지명들, 사건들 하나하나 되짚어가다보니 어느새 역사이야기 속으로 훅~ 몰입되어버리고. 오래전 학교다닐 때 세계사책에서 봤던것 같은 지도들과 사건이름, 인물 이름들 나올 때마다 반가웠다. 덕분에 군데군데 북마크 덕지덕지 붙여가며 열심히 공부를… ^^;;;

아무렇지 않게 읽고 지나가던 명작동화 등장인물들의 이름, 시대배경, 작품속 상황들에도 하나하나 당사의 시대상과 역사적인 맥락이 숨어있었다니.

어릴 때는 무조건 정의롭고 아름답게 미화된 주인공이 착한 편이고, 주인공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다 악한 편이라고 근거도 없이 의심없이 믿었었는데— 실제로 이 책 덕분에 다시 읽어보게 된 작품들이 생겼다.

‘아이들 보여주려고 샀다가 부모들이 더 열심히 보게 되는 책’이라고 이 책을 소개한 카피를 본 기억이 난다. 그 말이 딱 정답인듯. 모르면 몰랐지,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면 누구나 궁금해서 한 번씩은 읽게 될 책이다.

이 책 한 권을 위해서 조사하고 참고한 자료들 목록을 보니 정말 입이 떡 벌어진다. 정말정말 공부 많이하고 만드신 정성스런 책이구나 싶다. 다음 책은 동양편이라는데 기대된다.

'책키라웃과 바틀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고양이는왜장화를신었을까 #박신영 #책키라웃 #바틀비 #서평단활동 #세계사공부 #독서 #책읽기 #독서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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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시작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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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읽어본 자기계발서 중에서 가장 설득력 있고 동기부여레 도움이 되는 책. 담담하고 조곤조곤하지만 날카로운 촌철살인. 나의 뒤통수를 지대로 때려서 정신 번쩍 나게 하는 책.

뭔가 변화하고 싶은데 시작하기 어혀운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7가지 단언의 문장대로 행동할 것을 주문한다.

조언하건데, 절대 이 단언문장 먼저 보면 안된다.
저자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논리의 흐름대로 오롯이 들으며 각성하는 시간이 있어야만 그 문장들이 내 안에서 힘을 갖게 된다.
하나 특별할 것없는 문장들이 내 안에 들어와 나를 뒤흔들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작가의 힘이다. 관건은 결론보다는 결론에 이르게하는 방법이라는 생각.

간과하고 있다가 책 읽으며 ‘아하~’하고 각성했던 대목.
기대감에 대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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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무기력함은 자신도 모르게 가진 기대와 현실 사이의 격차에서 생긴다. 그 격차가 클수록 당신이 느끼는 기분은 더 최악이 된다.

기대는 우리의 진짜 삶에 방해가 된다. 정작 관심이 필요한 이슈나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대는 신기루와 같아서 우리의 진짜 힘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고 확고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능력도 흐리게 만든다.

당신의 문제가 당신을 일탈하게 만드는 게 아니다. 당신의 숨은 기대가 당신을 일탈시킨다.

시작의 기술 | 개리 비숍, 이지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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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의 연쇄살인 추적기
권일용.고나무 지음 / 알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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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라는 사람들이 매스컴에 소개되던 시절이 기억난다. 영화와 드라마에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기존 수사관들과 충돌하는 장면도 자주 묘사됐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의 사건수사 진행과정과 활약상을 담았다. 잘 알지못하던 분야이고 평소에 큰 관심없던 내용이었지만, 그가 느끼는 분노와 자괴감, 고뇌, 사명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만큼 생생했다.

프로파일러로서 사건을 조사하고 범인을 검거해야 하는 것은 그렇다치지만, 검거 후에 범인의 심리상태를 조사하기 위해 다시 대면해서 이야기를 나눠야한다는 점이 너무 힘든 작업이 아닐까 싶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 심리상태 등을 파악해서 데이터화 해놓는 작업을 위해서 마지막 작업까지 긴장으루놓을 수 없는, 말 그대로 극한 직업. 범인 한 명과의 싸움이 아니라 범죄, 혹은 악 전체와 싸우는 사람들이구나 싶다.

아동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아동으ㅏ 심리, 그리고 그들은 아무리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재범가능성이 높으며, 뒤에 남은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트라우마는 정작 충분히 보살펴지고있지 못한 점 등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부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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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는 자주 엔터테인먼트로 소비된다. 대중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범죄를 소비하는 태도는 대부분 두 종류다. 나의 삶과 무관한 신기하고 충격적인 것, 혹은 퍼즐처럼 두뇌로 해결하는 지적인 게임. 이런 태도는 필연적으로 관점의 사각지대를 낳는다. 범죄의 예능화라는 백미러로만 범죄를 바라보면, 범죄 현상을 다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 관점의 사각지대에 숨어 우는 건 범죄 피해자들과 유가족이다.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의 범죄 피해자들은 나의 이웃들이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고나무, 권일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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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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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 못들게 나를 붙잡은 또 하나의 소설. 역시 명불허전. 이 작품이 왜 이렇게 유명한지 다 읽고나니 이제사 알겠다.

주인공 스토너의 삶이 온통 실패와 불행뿐이라며 안타깝게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가 맛 본 몇몇 경험들만으로도 이미 그는 충분히 값지고 빛나는, 질투나는 삶을 살았구나 싶다.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본인이 끌리는 무엇인가를 향해 손뻗어 휘어잡을 용기를 냈다는 점.
그런 그를 막아서지 않음으로 묵묵히 지원해준 가난하고 무식하지만 따스한 부모님이 있었다는 점.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마음이 쏠리는 무엇인가 때문에 우왕좌왕 할 때 ‘너는 될 놈이다’ 확언하며 갈 길을 열어준 스승이 있었다는 점.
불행 가운데서 허우적거릴 때 우연히 나타나 마음과 영혼을 나누며 삶을 지탱하게 해 주었던 첫사랑을 만났다는 점.

비록 위대한 업적으로 만인의 존경을 받는 학자가 되지는 못했으나, 따스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지는 못했으나,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악의 무리를 속시원히 응징하지는 못했으나, 앞선 경험들이라면 과히 큰 손해는 아닌 인생 아니었을까?

마음아프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또 두근두근 심장 떨리는 기분도 느끼게 해주는 인생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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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남들 눈에 틀림없이 실패작으로 보일 자신의 삶을 관조했다. 그는 우정을 원했다. 자신을 인류의 일원으로 붙잡아줄 친밀한 우정. 그에게는 두 친구가 있었지만 한 명은 그 존재가 알려지기도 전에 무의미한 죽음을 맞았고, 다른 한 명은 이제 저 멀리 산 자들의 세상으로 물러나서……. 그는 혼자 있기를 원하면서도 결혼을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된 열정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그 열정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열정이 죽어버렸다. 그는 사랑을 원했으며, 실제로 사랑을 했다. 하지만 그 사랑을 포기하고, 가능성이라는 혼돈 속으로 보내버렸다. 캐서린.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캐서린.”

그는 또한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지만, 거의 평생 동안 무심한 교사였음을 그 자신도 알고 있었다. 언제나 알고 있었다. 그는 온전한 순수성, 성실성을 꿈꿨다. 하지만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냈으며, 몰려드는 시시한 일들에 정신을 빼앗겼다. 그는 지혜를 생각했지만, 오랜 세월의 끝에서 발견한 것은 무지였다.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그는 생각했다. 또 뭐가 있지?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스토너 | 존 윌리엄스, 김승욱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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