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위의 세 남자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24
제롬 K. 제롬 지음, 김이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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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 출간된 영국 코믹소설. 게으름으로 인한 찌뿌둥함과 민성피로를 느끼는 세 명의 청년과 막가파를 방불케 하는 개 한마리의 보트여행기다.

킹스턴에서 옥스퍼드까지 템즈 강을 따라 여행하면서 만나는 역사이야기, 식탐이야기, 악천후와 고투하는 이야기, 일행 중 한 명이 연주하는 서투른 악기 이야기들이 영국식 블랙유머로 버무려져서 정신없이 쏟아진다.

영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여러 명이 함께 보트를 저으면서 벌이는 조정경기가 유명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아마도 여성들 사이에서도 보트를 저으면서 다니는 경우가 많았던 모양이다. 책 속에 ‘땅 위에서는 온순하고 얌전한 숙녀가 보트에만 오르면 난폭해지고 입이 걸어진다’는 부분에서 낄낄 웃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인 주인공 제롬은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건강상에 문제가 있다고 자가진단 하는데, 본인의 문제는 바로 ‘간 때문’이라고. 이 부분에서도 갑자기 대한민국 온 국민이 다 아는, ‘간 때문이~야’가 떠올라서 완전 파안대소 했다는.

이 소설이 공전의 히트를 쳐서 속편까지 쓰여졌는데, 거기서는 이 인물들이 그대로 자전거를 타고 독일을 여행하는 내용이라고. 1889년이 아니라 요즘 써진 작품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유머코드와 보트여행기라는 신선함이 겸비된 독특하고 재미난 작품이었다.
___________

“죄송합니다.”
주인이 다시 한번 같은 말을 반복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빈방이 없어서요. 사실 지금도 두 분 내지 세 분을 한꺼번에 침대 하나에 들이는 형편이라.”
이 말을 듣자 우리는 적잖이 당황했고 다리가 비틀거렸다.
하지만 오랜 여행가인 해리스가 수완을 발휘하여, 유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그렇다면 할 수 없지요. 참는 수밖에. 당구장에 임시 침대를 만들어주시지요.”
“죄송합니다. 당구대 위에서 이미 세 분이 주무시는 터라. 커피 룸에도 두 분이 계시고요. 오늘 밤은 손님들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보트 위의 세 남자 | 제롬 K. 제롬, 김이선 저

#보트위의세남자 #제롬k제롬 #문예출판사 #영국소설 #템즈강변따라 #보트여행 #코믹소설 #19세기영국소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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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위의 세 남자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24
제롬 K. 제롬 지음, 김이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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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 출간된 영국 코믹소설. 게으름으로 인한 찌뿌둥함과 민성피로를 느끼는 세 명의 청년과 막가파를 방불케 하는 개 한마리의 보트여행기다.

킹스턴에서 옥스퍼드까지 템즈 강을 따라 여행하면서 만나는 역사이야기, 식탐이야기, 악천후와 고투하는 이야기, 일행 중 한 명이 연주하는 서투른 악기 이야기들이 영국식 블랙유머로 버무려져서 정신없이 쏟아진다.

영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여러 명이 함께 보트를 저으면서 벌이는 조정경기가 유명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아마도 여성들 사이에서도 보트를 저으면서 다니는 경우가 많았던 모양이다. 책 속에 ‘땅 위에서는 온순하고 얌전한 숙녀가 보트에만 오르면 난폭해지고 입이 걸어진다’는 부분에서 낄낄 웃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인 주인공 제롬은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건강상에 문제가 있다고 자가진단 하는데, 본인의 문제는 바로 ‘간 때문’이라고. 이 부분에서도 갑자기 대한민국 온 국민이 다 아는, ‘간 때문이~야’가 떠올라서 완전 파안대소 했다는.

이 소설이 공전의 히트를 쳐서 속편까지 쓰여졌는데, 거기서는 이 인물들이 그대로 자전거를 타고 독일을 여행하는 내용이라고. 1889년이 아니라 요즘 써진 작품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을 유머코드와 보트여행기라는 신선함이 겸비된 독특하고 재미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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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주인이 다시 한번 같은 말을 반복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빈방이 없어서요. 사실 지금도 두 분 내지 세 분을 한꺼번에 침대 하나에 들이는 형편이라.”
이 말을 듣자 우리는 적잖이 당황했고 다리가 비틀거렸다.
하지만 오랜 여행가인 해리스가 수완을 발휘하여, 유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그렇다면 할 수 없지요. 참는 수밖에. 당구장에 임시 침대를 만들어주시지요.”
“죄송합니다. 당구대 위에서 이미 세 분이 주무시는 터라. 커피 룸에도 두 분이 계시고요. 오늘 밤은 손님들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보트 위의 세 남자 | 제롬 K. 제롬, 김이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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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로의 결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68
보마르셰 지음, 민희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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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본을 읽는 것은 학교다닐 때 교과서에서 읽은 것 말고는 처음인듯. ‘세비야의 이발사’ 혹은 ‘피가로의 결혼’ 모두 같은 내용의 이야기. 글로도 발표되고 후에 모짜르트에 의해 오페라로 만들어진 유명한 이야기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것은 처음이다.

처음 이야기의 시작은 ‘성주가 결혼하는 신부의 첫날밤을 취할 수 있는 권리’를 이용해 백작이 이발사이면서 잔꾀에 능한 피가로의 신부 수잔느를 취하고자 하는 것으로부터다.

피가로는 어린 시절 남의 손에 맡겨져 자라서 부모가 누구인지 불명확하던 인물. 당시 지니고있던 물건이나 번듯한 외모 등으로 유추하건데 아마도 귀족의 핏줄쯤 되지않을까 스스로 믿고있다. 그래서 가난하지만 기죽지않고 허풍도 잘 떨고 임기응변에 강하다.

이발사로 살던 자신을 데리고 와서 가까이 두며 부리던 귀족 남자를 본인의 기지로 백작부인과 결혼까지 할 수 있게 도왔으나 도리어 자신의 신부에게 욕심내는 백작에게 분노를 느낀 피가로는 꾀를 내어 백작을 골탕먹일 작전을 짠다.

이 와중에 자신에게 빌려준 돈을 빌미로 자기와 결혼하려는 늙은 여자 마르셀린느가 자신의 생모였음이 밝혀지고, 남편의 바람끼를 응징하려는 백작부인, 새신랑이 될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고싶은 수잔느가 각자의 남편을 시험하기 위한 함정을 판다.

이 작품이 무대에 올려졌을 때 인산인해를 이루어 관객 중 세 사람이나 질식사했다고. 당시에도 눈길을 끌만한 어마어마한 막장드라마 스토라에다 중간중간 남녀간의 은밀한 대화가 노골적으로 묘사되는 등 지금 읽어도 재미난 부분이 참 많다. 고전을 읽는 또 다른 재미가 쏠쏠했던 작품. 이런 작품인줄 상상도 못했었는데, 덕분에 엄청 웃었다.

남녀간의 연애얘기 뿐 아니라 귀족들을 풍자하며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대사들도 많이 나온다. 실제로 이 작품이 프랑스혁명을 예고하는 작품이라는 평이 달리기도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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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부인 : (무대 안쪽을 보며) 불꽃을 피우네요.
백작 : 너의 혼례 준비를 하고 있지. 그들이 지나가는 동안 잠깐 정자 안에 들어가 있을까?
백작부인 : 정자엔 불도 안 켜졌는데요?
백작 : (그녀를 가만히 잡아당기며) 불이 무슨 소용 있어. 독서를 하나?
피가로 : (방백) 저 계집 또 따라가네. 내 이럴 줄 알았지. (앞으로 나간다)
백작 : (뒤를 돌아보며 큰 소리로) 여길 지나가는 게 누구야?
피가로 : (화내며) 지나가다니요, 급히 오는 길입니다.
백작 : (낮은 소리로) 피가로야. (도망친다)
백작부인 : 나도 당신과 같이 가겠어요.

피가로의 결혼 | 보마르셰, 민희식 저

#피가로의결혼 #보마르셰 #문예출판사 #세비야의이발사 #희곡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피가로의결혼_보마르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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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문예 세계문학선 092 문예 세계문학선 92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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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이면서도 무엇인가 불끈 솟아오르게 만든 작품 [마음]에 이어 나쓰메 소세키의 첫 장편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었다.

먼저 읽은 작품과는 완전 다른 분위기라서 깜짝 놀랐다. 도쿄제국대학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잡지에 1905년 1월 1편을 발표, 이후 대박에 나서 1906년 8월 11회까지 연재. 어찌나 인기가 많았는지 다른 작가들에 의해 수많은 아류작들 [나도 고양이로소이다] [나는 개이외다]등이 발표되었다고.

마치 만화영화 [톰과 제리] 시리즈 중 ‘톰이 주인공인 특별판’을 보는 느낌이랄까. 시트콤 느낌의 만화적인 상상력이 넘친다. 요즘 나오는 말장난 개그 같은 내용도 있고, 터무니없는 제목의 논문을 쓰는 대학원생, 영화 [아가씨]에 나오던 음란소설 낭독회를 준비하는 지인 등 기상천외한 캐릭터들이 벌이는 웃지못할 사건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1905년에 이런 작품을 썼고,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

웃기는 내용 중간중간 주인공 영어선생이 자신의 직업을 비하하며 셀프디스 하는 장면은 저자 스스로를 그대로 투영하는 듯. 영국에 유학가서 공부하는 동안, 그리고 귀국하여 영어교사로 근무하는 동안 저자는 일본인으로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많이 힘들어했다고 한다.

또한 당시 일본현지에서 인기를 끌던 개인주의적 서구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정부의 군국주의 정책에 대한 반발 등이 군데군데 드러나기도 한다. 하루키가 좋아하는 일본작가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것 같기도 하고.

조금 긴 소설이었지만,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일본문학에 대한 지평을 조금 더 넓힐 수 있게 된 기회가 되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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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뭔가 알기 쉬운 것을 공부하고 있지 않은가요?”
“글쎄요, 지난번에 ‘도토리의 스터빌러티stability〔안정성〕를 논함과 동시에 천체의 운행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쓴 적이 있습니다.”
“도토리 같은 것도 대학에서 공부합니까?”
“글쎄요, 저도 문외한이라 잘 모르지만 어쨌든 간게쓰 군이 할 정도니 연구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하고 메이테이는 태연하게 빈정거린다.
코줌마는 학문상 질문은 능력 부족으로 단념한 듯 이번에는 화제를 바꾼다.
“화제가 바뀝니다만, 이번 정월에 표고버섯을 먹다가 앞니가 두 개 빠졌다고 합니다만.”
“예, 그 빠진 곳에 찹쌀떡이 달라붙어서요.”
메이테이는 이 질문이야말로 자기 영역이라고 갑자기 들뜨기 시작한다.
“칠칠치 못한 사람이네요. 왜 이쑤시개를 사용하지 않나요?”
“이번에 만나면 주의를 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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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실이라는 것은 기억하지 못해도 존재할 수 있다. 세상에는 나쁜 짓을 하면서 자기는 끝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자기한테 죄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니 순진하여 좋기는 하나, 남에게 폐를 끼친 사실은 아무리 순진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쓰메 소세키, 김영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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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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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옥같이 희고 완전무결한 사람만이 남들앞에 당당히 설 수 있고, 자신도 역시 그렇게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라는 신념 하나로 세상을 버티듯 살아오던 사람. 이런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신념과 다른 선택을 하게되면 대부분 본인 스스로에게 크게 실망하고 부끄러움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를 종종 목도한다.

우리 정치역사 속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실망했지만, 한편으론 그런 선택밖에 할 수 없었을까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다. 그들을 몰아세운 서늘하고 맹목적인 양심, 왜 그런 양심은 항상 때묻지않은 사람들에게만 그렇게 철저하게 작동하는지.

그들이 그런 고민 끝에 마침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외로웠을까’를 생각하면 그들이 저지른 잘못을 비난하기보다 ‘끝내 신념을 지키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한 사람’으로 측은한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 일본소설을 읽으면서 그런 ‘양심감수성이 민감한’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런 사람들이 최후의 순간에 하는 ‘각오’에 대해서도. 소설 뒤에 붙인 역자의 ‘순수한 탓에 안타까운 청춘의 초상’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

1867년도에 태어난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 처음 알았다. 하루키가 좋아하는 일본 작가라고 말했다는데, 역시 이야기가 요즘 읽어도 촌스럽지않고 쫀득쫀득 긴장감 넘친다. 신문에 연재하는 작품을 많이 썼다는데, 그래서그런지 이야기 흘러가는 방식이 너무 재미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다음 편을 보지않고는 견딜 수 없게하는 중독성이랄까? 내친 김에 다른 작품도 좀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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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던 기억이 나중에는 그 사람 머리 위에 발을 얹게 하는 거야. 나는 미래의 모욕을 피하기 위해 지금의 존경을 물리치려는 것이지. 지금보다 한층 더 외로운 미래의 나를 견디는 것보다 지금의 쓸쓸한 나를 견디려는 거야. 자유와 자립과 자아가 넘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 대가로 하나같이 이런 외로움을 맛보지 않으면 안 되겠지.」

마음 | 나쓰메 소세키, 양윤옥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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