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91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세기 말 극강의 미니멀리스트이자 본인이 주장하는 바를 직접 증명해보이기 위해 극한의 환경 마다하지 않는 무대뽀 실천가. 내가 느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는 괴짜로 불릴만큼 남다르고 깐깐해보이는, 본인의 원칙에 치밀한 사람이었을 것 같다.

자연이 좋아서 문명을 버리고 숨어들었다기 보다는 본인이 찾고자하는 진리와 신념을 실재로 구현하기 위해 직접 본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실수도하고 이런저런 어려움도 있었지만, 원래부터 기본적인 의식주에 허레허식이 없고 냉철할 정도로 합리적인 사람이었기에 생각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생존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자연 속에서 계절이 바뀌는 모습, 얼음이 녹으면서 들리는 굉음, 숲속의 동물들을 관찰하며 감정이입하는 부분 등 동화같은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었다. 실재로 자연 속에서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었을 묘사와 표현들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월든에서 한 10년쯤 살았나 했는데 겨우 2년 남짓 살고나서 쓴 작품이라는 것에서 살짝 실망. 다분히 월든에서의 삶은 ‘실험적인’ 것이었구나 싶은 느낌. 책 읽기 전에 막연히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삶의 모습을 담은 이야기인가 기대하고 읽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구나 싶었다. 당시 시대상으로는 소로의 이런 이야기가 반향을 일으킬만한 이야기였을까 싶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요즘 정서로는 감동할만한 포인트가 살짝 부족하지 않나 싶었다.
__________

사람들은 진리를 먼 곳에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태양계의 외곽에, 가장 먼 별 너머에, 아담 이전에, 최후의 인간이 사라진 이후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로 영원 속에는 진실하고 고귀한 무엇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시간과 장소와 계기는 지금 여기에 있다. 하느님 자신도 현재 이 순간에 영광의 절정에 달해 있으며, 어느 시대가 지난 후에도 지금보다 더 거룩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실재의 세계를 계속해서 우리 내부로 침투시켜 거기에 흠뻑 몸과 마음을 적심으로써 비로소 숭고하고 고결한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월든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이덕형 저

#월든 #헨리데이비드소로 #문예출판사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