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변호인이 만난 사람들 | 몬스테라책을 읽으면서 재미난 점은 세상에 존재하는 혹은 있을 것만 같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다. ‘국선’변호인 일을 하게 되면 아마도 그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 돈이 많은 사람들이야 자기 구미에 맞는 변호사를 찾아 수임하면 되겠지만, 대부분 경제적인 능력이 없거나 사회적 약자들의 경우엔 국선변호사 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것 같다.책의 초반에는 국선변호인을 개인비서처럼 마음대로 누릴 수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안하무인 격의 피고인들 이야기가 나온다. 법을 전공하고 이런저런 사기전력이 있는 영악한 피고인들을 어쩔 수 없이 변호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뻔뻔하게 여자들을 등쳐먹고 피고인이 되고나서도 반성의 기미가 없는 경우도 있고. 이런 사람들 이야기를 하면서 하소연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처음엔 ‘뭐하자는 거지?’ 싶기도 했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정말 국선변호인을 보람있게 만드는, 힘들지만 남에게 피해안주고 열심히 살다가 억울하게 범죄자가 되어 만나게 된 사람들 이야기가 나올 때에서야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국선변호인제도는 어째됐든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가 뭔지 잘 몰라서 억울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할 수 있는 밧줄 같은. 그런 일을 기꺼이 맡아 하는 국선변호인들이 있다는 사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에게 의탁할 수 밖에 없는 이런저런 사람들의 사정에 다시한번 귀기울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데에 의의가 있었다.저자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닿는다.“우리는 순간순간을 산다. 어렵고 힘든 시간 속에서도 한순간의 기쁨으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순간의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시간이 되어 삶을 이룬다는 것을, 그리하여 한 생이 바뀌어갈 수 있음을 믿는다. 이것이 내가 여전히 국선변호인인 이유다.”#국선변호인이만난사람들 #몬스테라 #샘터 #서평단활동 #국선변호인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