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또 한 편의 동물 이야기. 이번엔 참매 hawk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방황하던 저자 헬렌은 어린 시절을 회상하던 중 그때 빠져있던 참매를 길들여보기로 한다. 어릴 때 ‘참매’라는 책을 인상깊게 읽었고, 그 책의 저자 ’화이트‘가 그의 매 ‘고스’를 길들이는 과정이 자신의 매 ‘메이블’ 이야기와 엇비슷하게 흘러가며 진행된다. 사실 화이트는 불운한 가정사, 괴롭힘, 동성애자라는 신분 때문에 위축되거나 일방적인 사랑과 관심에 목말라하는 면이 있었다. 따라서, 전문가의 도움없이 예민한 참매를 길들이는 데에도 불안정하고 불규칙한 태도를 보이게 돤다. 결국, 고스는 화이트를 떠나버리고 화이트는 자신의 실수와 잘못에 마음아파하며 ’참매‘라는 책을 쓰게 된다. 처음에는 매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아버지의 죽음과 우울증 등의 현실상황에서 도피하려고만 하던 저자는 점차 매의 야생성을 목도하며 서로 각자의 세계에서 분리된 채 서로의 삶을 공유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픔이 자연을 통해 치유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면서 점차 나의 세계를 크게 넓혀가며 또다른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아룸다운 이야기. 헬렌이 아버지를 추모하는 부분에서는 살짝 ’아버지의 해방일지‘에서 본듯한 장면들이 있어서 잠시 웃었다는. ________나는 매를 내 세계에 데려왔고 그러다가 내가 매의 세계에 사는 체했다. 이제 다르게 느껴진다. 우리는 분리된 채 행복하게 각각의 삶을 공유한다. 나는 손을 내려다본다. 손에 흉터들이 있다. 가늘고 하얀 줄들. 하나는 메이블이 허기져 화를 낼 때 발톱으로 긁은 상처다. 그것은 생살로 하는 경고처럼 느껴진다. 메이블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찾아다니다가 산울타리 사이에 들어갔을 때 블랙손에 찢긴 상처도 있다. 다른 흉터들도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들은 메이블이 만든 게 아니라 아물도록 도와준 상처들이다.메이블 이야기 | 헬렌 맥도널드, 공경희 저#메이블이야기 #헬렌맥도널드 #판미동 #참매 #매길들이기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