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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리커버)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4월
평점 :
이렇게 칼로 찌르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헤치는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너무 흥미롭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바람에 빠져들어 읽을 수밖에 없었다.
‘초대’ ‘습지의 사랑’ ‘칵테일, 러브, 좀비’ ‘오버랩 나이트, 나이프’ 이렇게 네 개의 단편들이 묶여진 책인데, 대부분 신비롭고 충격적인 내용에다 설정 자체가 기상천외하다. 뱀술을 먹고 좀비가 되다니. 17년간 목에 생선가시가 걸려있다는 것도 그렇고, 가족들끼리 시간을 돌려 회귀하면서 서로를 없애려하는 이야기도 그렇고.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는지 모르겠다.
모처럼 쇼킹하고 눈이 번쩍 뜨이는 글이 보고싶으시면 추천. 짧고 재미있다. 선혈이 낭자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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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고 가느다란 손가락 두 개가 입속을 침범했다. 그것은 입천장과 혀뿌리 너머 아주 깊숙한 곳까지 닿았다. 신기하게도 구역질은 나지 않았다. 한순간 목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이 일었고, 나는 뒤늦게 밀려오는 구토감에 상체를 숙였다. 내장까지도 토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피로 물든 바닥을 짚고서 한참을 기침했다. 이윽고 알싸한 통증과 함께 무언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건, 가시였다. 하얗고 하얀 가시. 정말로 그것이 존재했던 것이다.
“다들, 있는 것도 그냥 없다, 없는 것도 있다 하고 사는 거죠.”
칵테일, 러브, 좀비 | 조예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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