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열여덟 어른 - 자립준비청년이 마주한 현실과 남겨진 과제
김성식 지음 / 파지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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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즐거듣던 라디오 방송 중간중간 광고에서였나? 언제부터 ‘열여덟 어른’이라는 표현이 자주 들리기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보호시설을 나와 혼자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을 말한다는 것을 알게된 후에도 별로 큰 관심은 없었다. 그후 광주에서 자립청소년이 생활고를 비관하여 자살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잇따라 비슷한 소식들이 줄을 이었다.

15년 이상 선택이라곤 하나도 스스로 할 수 없는 환경에 있던 사람이, 덜컥 자립정착금이라고 천만원 정도되는 큰 돈을 손에 쥐고 홀로 모든 것을 감당하며 제대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 터무니없는 일 아닌가.
경제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이들이 겪을 심리적인 충격은 오죽할까.

독일에서는 아동청소년이 가족위기, 방임, 학대, 자살위험, 성적 학대, 가출, 중독 등 위기 상황에 처한 경우 보호조치가 이뤄진다. 또한 제공되는 자립 생활 기준에서 주거능력, 경제능력, 학교 및 직업교육 뿐만 아니라 사회적 능력 또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 새로웠다. 보호받는 아동 및 청소년들이 사회의 주변인들과 원만하고 적절한 관계 맺기가 가능해야 하며, 사회 문제에 대한 책임 및 규칙 준수를 위한 의식이 갖춰질 수 있도록 하는 것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이들이 공동체 안에 자연스럽게 섞여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느꼈다.

돈만 주면 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립청소년들이 스스로 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정말 필요한듯 하다. 자립청년들이 힘내서 살아가는 모습을 마냥 안쓰럽게 보기보다는 ‘왜 이들이 어려움을 겪는지, 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려운지’를 함께 이야기하는 언론, 드라마 등의 창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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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준비청년 정책에 있어 우리보다 앞선 나라들의 경우를 보면,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대표적 정책의 개념이 ‘돈’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_46쪽

독일은 자립의 조건으로, 청소, 요리, 쇼핑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통합하여 살 수 있는지, 이웃 간의 갈등을 해결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통해 자립의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본다. _48쪽

마지막으로 세 나라의 정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자립준비청년의 권리와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정책에 끊임없이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_49쪽

당사자들에게 학교의 의미는 더욱 특별해야 한다. 보육원에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해줬으면 어땠을까. 세심하게 아이들의 비밀과 아픔을 보듬어 줬다면 어땠을까. 누군가 이를 약점으로 생각하고, 안 좋은 시선을 가졌을 때는 정정해 주고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교육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_61쪽

‘저를 더 사랑해야 한다는 것, 안아두고 싶다는, 더 사랑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고백이 나를 들뜨게 했다. 인생에서 자기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디 있을까. 진정한 변화는,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는 것부터 시작된다. 인생의 깊이와 열정이 거대했던 한 사람의 여정에 동참시켜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한 사람의 가치는 어마어마하기에 더 감동스럽다. _118쪽

자립이라는 뜻 때문에, 자립은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립은 혼자서 하는게 아니다. _130쪽

앞으로는 자립준비청년들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왜 어려움을 겪는지, 왜 해결하는 것이 어려운지 얘기해 주길 바란다. 그래야 현상 너머 근본적인 원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언롵에 다뤄진 내용으로 인해 동정이나 낙인이 반복되고 강화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써 주길 바란다. 갓 어른이 되어 세상에 나와야 하는 이들을 향한, 어른으로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배려이다. _184쪽

보호의 관점으로 시스템과 문화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동안은 보육원 시스템에 전인격적인 양육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지원되는 교육과 프로그램들이 ‘자기다움’을 생각하고 ‘자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 일방적인 주입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결과를 경험하게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_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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