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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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단편들이 마치 한 작품인듯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허무하고 암담한데 읽고나면 뭉긋하고 따스한 느낌이 잡히는 것이—

비슷한듯 다른 삶을 사는 한국인 여학생과 일본인 여학생, 한국군인들에 의해 가족과 마을 전체가 학살당한 기억을 품고있는 베트남 가족들, 기간제교사로 근무하다 죽은 외동이 손녀딸, 단식중에 교황을 만난 유민아빠를 보며 측은해하는 가난한 엄마.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지닌 사연들이라는 것이 참, 심상치 않다. 할 말들이 차오르는데 뭐라 꺼내놓아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최은영 작가는 느릿느릿, 무덤덤하게, 이 아픔에 저 아픔을 섞어 한 소끔씩 내어놓는다. 아무렇지 않게, 그냥 그런 식으로. 뒤끓는 듯했던 마음이 흘러가버린다 그녀의 박자대로 그냥 그렇게—

미워하면 뭐할까 그냥 두면 어느 결에는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

무책임하고 맥 빠지게 들리겠지만, 그게 답인 듯하다.
억지로 바락바락 따지고 들지 않지만, 여기서 포기하고 끝내버리지 않겠다는 믿음도 보여서 마냥 슬프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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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와 이십대의 나는 나에게 너무 모진 인간이었다. 내가 나라는 이유만으로 미워하고 부당하게 대했던 것에 대해 그때의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애에게 맛있는 음식도 해주고 어깨도 주물러주고 모든 것이 괜찮아지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따뜻하고 밝은 곳에 데려가서 그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다. 그렇게 겁이 많은데도 용기를 내줘서, 여기까지 함께 와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쇼코의 미소 | 최은영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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