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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雅歌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이라면,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영화 오아시스를 보고 난 후의 느낌과 같은 코드의 느낌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당편이는 숱한 영화나 소설의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환경이나 특별한 재능을 가진 것은 고사하고 보통사람도 아니고 중증 장애인의 모습을 가진 여성이다. 읽는 내내 별로 기분은 좋지 않았다. 숙명이라고 받아들이기엔. 나로선 말이다. 정신과 육체의 자유롭지 못함이 너무 안쓰럽고 비록 악의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희롱하거나 내기거리 정도로 여기는 주의 사람들에게 화가 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당편이의 삶에 하나의 인간으로서 하나의 우주로서 서게 되는 곳은 다름아닌 그런 생활이 있는 그런 사람들의 사이였던 것이다. 물론 나는 진정으로 당편이를 이해할 수도 없고 이세상을 중증 장애를 안고 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감히 어줍잖은 동정을 보내기에도 나는 너무나도 이기적인 보통 사람들 중의 하나인 것이다. 그러나 당편이를 하나의 인간으로 세워 그 구성원으로 인정하였던, 이 소설속의 마을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어린시절에 존재하였던 실제인물이라는 점에서도 현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들의 고향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세상이 가혹하게 외면하는 소외된 사람이라 할 지라고, 누구든 그만의 세계가 존재하는 것이고 최소한 자기자신이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한, 그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다수의 사람들이, 이기적인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인정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어버리려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야 겠다는 생각을 남긴 책이다. 물론 이런 나의 감상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전혀 다른 엉뚱한 결론일 수도있겠으나..
나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