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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대디, 플라이 ㅣ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공포의 저편에 무엇이 있는지 보고싶지 않아?'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일상이 아닌 낯선 상황이 닥치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 아닌가 한다.
또한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들을 잃고 싶지 않아 하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어찔 할 바를 몰라 당황하고,
자책하는 것 또한 인간의 삶이 아닐까?
이 소설에 바로 그런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 스즈키 하지메..
이 지극히 평범한 중년가장에게 일어난 날벼락 같은 하루,
그렇게 사랑했던 딸에게 일어난 사고앞에서,
너무나 무력한 자신의 모습에 심한 자책을 느끼지만
돌파구 조차 찾을 수가 없다.
그런 그가 , 말도 안되게 특이한(?) 고교생 친구들 몇을 만나면서
다른 세상을 만나게된다.
자신이 제일 사랑하는 딸을 지켜주기 위해,
통쾌한 복수를 위해 준비과정을 도와주는 박순신, 등등의 녀석들..
그 과정을 지켜보는 내내, 어이없는 웃음도 나고,
책속에서는 고등학생에 불과한 녀석들이
한마디, 한마디 뱉어내는 말들이
인생을 달관한 사람에게서나 나올 법한 그런 명언들 같았다..
"폼 잡지 말란 말이야, 아저씨, 당신은 결국 당신 자신이 중요한 거야,
자기몸은 다치기 싫은 거야, 무서우니까 칼 따위나 들고,
자기 몸에는 상처하나 입지 않고 이기고 싶은 것 뿐이야,
비겁한 겁쟁이에 지나지 않아,
당신은 소중한 걸 지킬 수 없어.."
내가 가진 소중한 것을 지키고, 소중한 가치를 얻기위해,
나는 작은 생채기 하나도 두려워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서늘한 깨달음이 들기도 했다^^
일본소설의 문장들은 대체로 간결한 느낌을 주는데,
이 소설의 문장은 간결하면서, 버릴 문장이 하나도 없는
소설한권이었다.
소심한 샐러리맨의 몸과 마음을 강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
너무 유쾌한 책, 작가의 다른 소설을 찾아보게 해준 책이었다.
'왜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 때문에 벌벌 떨어!
공포는 기쁨이나 슬픔과 똑같아서 그냥 감각일 뿐이야!
나약한 감각에 사로잡히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