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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하는 일이 그런지라, 갑자기 많이 찾는 책들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리기는 쉽지 않다. 특히나 내 또래의 여성들이 스윽~ 스윽~ 집어가는 걸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안에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너무 궁금해진다.
물론 호박방처럼 실패하는 책도 있지만,(내 취향을 되도록 의심하지 않아야 겠다^^) 이번 경우는 아주 성공적이다.
버스안에서 읽다가 내릴 곳을 지나칠 위험이 있다. 읽으면서 자꾸 생각하게 된다. 31살에서 32살이 될때의 나의 모습과 생각도 이럴까? 아니 벌써 이렇게 공감이 가도 되는거가!(나는야 경상도사람^^)
제목은 달콤한 나의 도시지만, 주인공 32살 오은수의 인생은 달콤하지 않다. 그래.. 도시가 달콤하기 때문에 나의 일상이 쌉싸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직장생활 7년차, 옛남자친구는 나 아닌 여자와 결혼을 해버렸다. 몸사릴 순간에는 비굴할 줄도 알고. 열정적인 로맨스를 꿈꾸기에 그녀는 너무 영리해져 버렸다.
그런 그녀의 일상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어디선가 내 근처에서 살고 있을 것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그녀가 내뱉은 한마디 한마디에 내 한숨을 실을 수 있을 만큼 공감이 되기도 하고..우울한 코드라서가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나이 정도의 미혼여성이라면 누구나 가슴 한켠에 묵직한 구석 하나 있지 않겠는가..
사실 그녀의 연애사 모두를 박수쳐 줄 수는 없다. 옛애인 결혼식날 우연히 알게된 7살 연하와 급로맨스는, 우리 언니라면 등을 한대 때려주었을 수도 있다.
그냥 같은시대를 살아가는 누군가의 인생한 부분을 제대로 들여다본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