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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510페이지 가량의 분량과, 고운 표지 표지만을 보고 뭔가 지독한 사랑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추리소설일거라 생각한 나를 제대로 속인, 기막힌 소설이다.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소설의 제일 마지막에 저자가 인용한 한마디를 꼽고 싶다.
인생의 황금시대는 흘러가버린 무지한 젊은 시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늙어가는 미래에 있다. - 林語堂(린위탕)
일본소설 특유의 간명한 문체와, 추리소설의 매력인 치밀한 심리분석과 범인의 의외성에서 오는 반전, 이 두가지 이외에도 이소설은 고령화 사회로 가는 우리의 자세에 경종을 울려주는 먹먹함이 있었다. 나는 절대로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 않으므로, 이 소설을 최대한 재미있게 읽고 싶은 사람은 서평은 그만 읽어보고 바로 책을 집어들기 바란다. 분명히 기억에 남을 추리소설중의 하나로 남을 것이다.. ^^
소설 서두, 주인공의 여성관(?)이랄까..주절대는 독백에 잠시 몰입하기 힘들기도 했지만, 조금 넘어가다 보니 다음내용이 궁금해서 책장넘기는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었다. 결말의 반전이 짜릿하기도 했지만, 작가한테 뭔가 속았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참동안 책장 앞을 뒤져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재미를 주는 책이 그리 흔치는 않을 것이다. 암튼, 소설은 재미있었야 한다는 내 기대를 꽤 훌륭하게 만족시켜준 책이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 생각한 것은,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어떤 삶을 살고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어딘가가 종착점을 향해 간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생의 모든 순간은 치열하게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소설을 읽고나면 항상 이런 다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당분간 일본소설이나 탐독해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