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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꾸만 살고 싶다 - 오일장 떠돌이 장수 안효숙의 희망통신
안효숙 지음 / 마고북스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책장 곳곳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나이에 왠 청승인가 싶으면서도 책을 덮으며 가슴 벅찬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처음 책을 만났을 때 '오일장 떠돌이 장수 안효숙의 희망통신'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문든 집에 계시는 어머님 생각이 나더군요. 힘들게 살아오셨던 당신의 삶이 책 표지의 안효숙 선생님(앞서 살며 저에게 희망을 전해주신 안효숙 님을 先生님이라고 부릅니다)의 얼굴과 겹쳐지더군요. 한 권의 착한 일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감히 그 분의 인생에 어떤 평을 한다는 것이 우습군요. 여려웠던 IMF 시절 빚독촉에 시달리다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그러다 어럽게 옥탑방 하나를 얻어 가족이 다시 모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살기 위해 장사하다 남은 밀가루로 수제비를 만들어 먹으며 힘든 생활을 참아낸 결과였습니다. 처음에 길거리에서 화장품 장사를 한다는 것이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애써 용기를 냈습니다. 이젠 그 생활이 익숙해져 나를 벗어나 주변 옥천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부엌 한 켠에 서재를 마련하는 사치도 부려봅니다.
간혹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름답게 살고 싶은 안효숙 선생님의 생각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 뒤집어보니 제가 얼마난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아름답게 살고 싶은 법입니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일을 자신의 형편에 맞게 실현낼 수 있는 지혜, 그리고 그런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삶의 자세 앞에서 저절로 숙연해집니다.
그래서 전 오늘밤 다시 책을 읽으며 세상의 검은 때로 가득찬 저의 마음을 눈물로 씻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