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 - 인생을 도둑맞지 않고 사는 법
이토 히로시 지음, 지비원 옮김 / 메멘토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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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에 출근해서 기약없는 퇴근을 기다리는 하루, 그 하루가 이어져셔 1년, 2년... 10년이 지나면 뭔가 근사한 모습이 되어야 하는데, 회사에서 쓸모가 다한 나는 쓸쓸히 버려질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삶은 밀려나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싸워나가기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조금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남보다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수비보다 공격이 훨씬 긍정적이고 진취적이라는 의미에서. 그런데 왜 그래야 할까? 왜 공격 아니면 수비를 하며 아둥바둥 살아야할까?

 

일을 하면 할수록 내 몸은 아프고, 아프지 않더라도 적어도 늙을 테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 돈을 벌고, 노년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삶. 그러기 위해서 하고 있는 나의 일은 어떤 가치가 있는 걸까? 그런데 일이라는 것이 원래 이런 걸까?

 

저자가 제시하는 생업은 이런 나의 의문을 풀어주는 열쇠 같은 말이다. 누고나 먹고살기 위해서 일하는 건 같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 내가 만든 물건이 주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그 덕에 내가 먹고살 수 있다면 그야말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일 게다. 그러자면 근대 사회가 만들어낸 '전업'이라는 고리부터 끊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전업'은 불과 40년 사이에 정착된 말이다. '전업'으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직장 내의 피라미드의 끝은 언제나 뾰족하니까.

 

그렇다면 그전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사람들은 저마다 서너 개의 일을 하며, 거기에서 얻은 돈으로 먹고살았다. 요즘의 기준으로는 없이 사는 사람의 악착같은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한 오래된 삶의 방법이다. 물론 보릿고개라는 말이 흔하던 시기였으니, 자급할 수 없을 때는 굶어죽을 수도 있었을 터.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물적 환경은 이와는 다르다. 적어도 굶어죽을 수 없는 토대임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문명을 이용하려는 이기심 탓에 삶의 곤란을 겪는다. 방법은 간단하다. 만약 사는 데 300만원이 필요하다면, 전업에 목숨 걸기보다, 60만원짜리 일을 5개 만들면 된다. 그리고 그 일이 내 삶의 경험에 나와, 내 삶의 경험을 키우는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 책은 거칠지만 그 방법을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적어도 가능한 방법이다. 내가 하는 일을 조금만 깊이 생각해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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