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 선 사람들 - 서럽고 눈물 나는 우리 시대 가장 작은 사람들의 삶의 기록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5
제정임.단비뉴스취재팀 지음 / 오월의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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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0시 40분,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일이다. 그 시간까지 택배를 배달하는 아저씨가 같이 탄 가족의 꼬마아이를 지긋이 바라보신다. 아마도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이를 떠올리신 것 같다. 그 시간, 나도 퇴근길. 그나마 나는 나은 편이다. 엘리베이터 문만 열리면 집이니까.

 

<벼랑에 선 사람들>은 다들 힘들게 살고 있을 거라 막연히 생각했던 것들을 현장의 목소리로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그 폭은 중산층이라 자처하는 도시의 소시민부터 세탁소, 트럭 행상, 식당 이모님, 청소부, 대리 운전 기사까지 광범위하다. 그들 모두 늘상 만나는 사람들이고, 아마도 오늘 탄 지하철 한 칸에 저마다의 사연으로 앉아 있었을 사람들이다.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버는 돈을 모두 저축하면 내집을 마련할 수 있을까? 이렇게 힘든데 셋째를 나으라고? 아프면 다 망하는 거야, 병원에 가서 뭐해. 아프면 죽어야지.... 이런 생각을 책 속의 사람들만 하고 있는 걸까? 아니다. 발 한번 삐끗하면 우리 모두에게 닥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사진 찍고, 떢볶이 아줌마와 악수한다고 해서 서민편이라고 하는 건 조금 웃긴 짓이다. 혹시 가난은 개인 탓이고, 부동산은 시장 탓이고, 아픈 건 개인이 알아서 하고, 늙는 건 자연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도대체 국가는 왜 필요한건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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