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철학 - 서툰 내가 싫어질 때
마크 버논 지음, 우진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술이 늘었다. 살도 늘었다. "나이 서른에 우린, 어디에 있을까~" 어디는 고사하고, 어디로 가는지도 아직 모르겠다. 여전히 서툰 내게 말을 건 책이다. 학교 다닐 때보다 바쁘긴 지금이 더 바쁜데, 독서량이 지금이 훨씬 많다. 저마다 짊어진 삶의 무게 때문에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의 빈 자리를 책들이 차지했다.

집에서 회사에서 사소한 일로 투닥거리고, 우리집 애 속도 모르면서 남의 집 후배에게 잔소리를 해댄다. 그 와중에 상처를 주고, 상처를 입는 일이 허다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나만 그런줄 알았다. 서른의 철학을 통해 친구 때문에 괴로워하는 니체, 못마땅한 상사 밑에서 권력의 본질을 고민하는 마키아벨리, 가족문제에 해답을 찾는 러셀을 만날 수 있었다. 혼자서는 도저히 해답을 찾기 어려운 고민들이 이들의 깊은 통찰 앞에서 스르르 해소되는 느낌이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할 때, 딱 도망가고 싶을 때, 누군가 그냥 결정해줬으면 싶을 때, 그때 한 걸음 더 내디딜 용기가 인생의 깊이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철학이라는 삶의 지혜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어렵게만 느꼈던 철학이 내게 용기란 걸 주다니... 서른 즈음에는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들으려는 귀가 트이는 걸까? 아직 더 부딪치고, 아직 더 고민하고, 아직 더 사람들을 만나서 나도 '서른의 철학'을 완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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