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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심청을 만나다 -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는 고전 속 심리여행
신동흔.고전과출판연구모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누군가와 감정적으로 부딪힐 때 그 사람의 마음을 낱낱이 들여다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런데 그게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어서 사람들은 심리학 책을 찾는지 모른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프.로.이.트. 가 주는 끌림.
책을 읽으면서는 프로이트와 옛이야기의 주인공을 매치시킨다는 점이 더욱 매력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책에서 말하는 옛이야기(고전)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고 중독성 강한 이야기들이다. 인물 하나하나의 캐릭터가 분명하고 이야기 역시 극적이고 짜릿하다. 현실에 홍길동과 같은 영웅이 어디 있을 것이며, 심청이나 흥부 같은 지극히 착한 사람이 또 어디 있겠는가. 바로 그 극한 캐릭터와 이야기를 통해서 프로이트의 개념들이 더욱 명확하게 설명되는 것 같다.
그렇게 이해된 심리학의 개념들이 이 책에서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을 이해하는 유용한 도구로 받아들여진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고자 한 내 마음을 홍길동을 통해 읽을 수 있었고,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적이었던 내 마음이 한 순간에 귀기서린 한기를 내뿜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마음속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 마음의 병은 한 번의 끔찍한 사고가 아닌 오랫동안 쌓여서 생기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다. 내 삶이 어느날 번잡스럽고 드라마틱하고 처량하고 또 그만큼 통쾌한 옛 이야기와 같게 느껴진다면 뒤를 돌아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명한 깨달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