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 - 역사상 가장 뛰어났던 전사들의 '이기는 기술'
프랭크 맥린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역사상 가장 뛰어났던 전사들의 '이기는 기술'이라. 그리고 BBC. 음... 일단 질러버렸다.
압도적인 적, 배신과 음모, 고도의 심리전 등 그야말로 한 순간의 판단이 생사를 결정짓는 전쟁터. 이 책의 주인공들은 그 전장에서 살아남아, 아니 승자가 되어 오늘날까지 기억되고 있는 사람들이다.

가장 눈이 가는 인물은 고대의 체 게바라, 스파르타쿠스다. 검투사의 반란으로 익숙한 바로 그 이름이다. 잡다한 언어와 문화를 지닌 야만족 노예들을 거느리고 거대한 로마에 맞섰던 그는 개인적 능력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카리스마의 인물이었다. 또 언덕위의 정예 로마군을 공격하고도 승리를 거머쥔, 통상적인 전술의 개념을 넘어서는 천재적 전사이기도 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스파르트쿠스는 부하들에게 더 높은 이상을 갖게 했으며, 스스로 모범을 보였다. 바로 그 힘이 만신창이가 되는 백병전에서 한 번 더 공격하고, 한 번 더 찌를 수 있는 에너지를 모을 수 있게 했다. 적을 쓰러뜨려야만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나에게 스파르타쿠스는 충격이다. 적을 쓰러뜨리기 위해 나와 함께 하는 동료들부터 사로잡은 사람, 단연 스파르타쿠스는 최고의 전사다.

이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눈에 띈다. 그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비하면 장수로서의 능력은 한참 뒤떨어진 사람이다. 또, 성인이 되기 전의 거의 모든 기간을 볼모로 잡혀 있어야만 했던 비운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일본을 제패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기다림이다. ‘시간 전쟁의 달인’이라는 칭호는 그에게 꼭 걸맞는 말이다. 적이 자신의 명예와 영토를 갉아먹는 와중에도 때를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은, 상대의 수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적의 빈틈을 파고들어 적을 내부에서부터 붕괴시키는 전술은 소름이 끼칠 정도다.

스파르타쿠스, 코르테스, 도쿠가와 이에야스, 아틸라, 사자왕 리처드, 나폴레옹. 이 책은 이  6명의 전사들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만한 ‘이기는 기술’을 차례차례 다루고 있다. 사자왕 리처드는 다혈질의 전쟁기계,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시간전쟁의 달인, 코르테스는 비열한 실용주의자라는 제목만으로도 그들의 전략을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기려면 뭘 하라는 식의 얕은 기술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BBC 다큐멘터리답게 전사들의 실제 전투 속에서 오늘날의 전쟁터에서 필요한 전사들의 자질을 찾아볼 수 있게 한다. 다 읽고 나니 왠지 가슴께가 묵직해지는 것 같다. 내가 만약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전쟁터에서 난 병졸로 살 것인가? 전사로 살 것인가? 내 인생의 전략을 새롭게 짤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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