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유학 - 우리는 시골로 유학 간다!
고쿠분 히로코 지음, 손성애 옮김 / 이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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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좋은 것도 아닌데, 내겐 남들이 기억하기 힘들다는 서너 살 때의 기억이 있다. 충북 단양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보낸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아궁이에 바람을 넣던 풍구며, 문지방의 나뭇결, 동네 어귀의 징검다리부터 뒷집 밤나무까지, 호미질하는 할머니와 그 옆 풀밭에 누워 있던 나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래서일까? 우리 아이도 꼭 그런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다. 일가가 시골에 가서 살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그것도 그리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던 차 눈에 띈 책이다. 산촌유학. TV에서 몇 번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다.

책에서는 저자의 아들 도모가 변해가는 모습, 그런 아들을 걱정하는 엄마의 모습을 흐믓하게 읽을 수 있다. 책장을 덮으며, 산촌유학이 물질문명의 사회에서 어린 시절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사치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그런데, 하루만 보지 않아도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2년을 떠나보낼 수 있을까? 이건 이 책을 읽는 나의 숙제다. 우리 아이에 대한 사랑을 나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저자 고쿠분 히로코처럼 가슴 졸이면서도 단호하게, 머리가 아닌 몸으로 세상을 배우게 하는 부모가 된다는 것, 그거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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