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어디에서 자라는지 말해 줘요.심장인가요, 머리인가요?"나는 이 책이 단순히 신경과학자의 사랑에 관한 이론으로만 채워졌다면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수많은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단순화시킬 수 없을만큼 주관적이고도 광범위한 사랑의 형태를 보면서 사랑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저자인 스테파니가 자신이 경험했던 운명적 사랑을 과학적 연구에 녹여낸 이야기는 그 어떤 연애소설보다 감동적이었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책이었다.⠀⠀하늘에서 맺어준 천생연분처럼 사이가 유독 좋으신 부모님을 둔 스테파니. 사랑에 관한 긍정의 힘을 보고 자란 스테파니지만 그럼에도 자신은 사랑에 빠지기보다 관찰하고 연구하는 쪽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37살까지 사랑은 선택이라고 믿었던 그녀는 상하이 학회에 참석한 어느 날 운명의 상대 60살, 이미 두 번의 이혼경력이 있는 존을 만났고 둘은 단숨에 사랑에 빠진다.⠀⠀함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던 스테파니와 존.그들은 마르지 않는 샘물같은 대화를 즐겼고 장거리를 오가며 영혼의 단짝처럼 붙어있었지만 행복한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존이 암선고를 받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사랑에 관한 신경과학을 연구했던 스테파니지만 배우자의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것이 무력할만큼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가족과 이웃의 배려가 있었지만 이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스스로 회복 탄력성을 찾아내야함을 깨닫는다.⠀⠀책에서는 사랑에 관한 여러 흥미로운 연구들을 보여준다.흔히 결혼식에 가면 신랑신부가 닮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는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또한 장거리 연애커플이 더 깊은 유대감이 쌓인다는 이론은 그간 내가 알고 있던 상식과 달라서 흥미로웠다.(자주 못 보기에 더 멀어지지 않나?🤷♀️)⠀⠀사랑의 힘이 어떻게 인간의 잠재력을 깨닫게 하는지와 동시에 사랑이 왜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았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아니 그보다 신경과학자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존은 영어에 ‘외로움과 반대’되는 단어가 없다고 말하곤 했다. 다른 생물학적 필수요건들—배고픔이나 목마름—과 마찬가지로 반의어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연구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외로움의 반대말은 사랑이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랑이란 존이 오랜 시간 찾아다녔던 사회적 유대감이자 풍부한 느낌이다. 오늘 나를 둘러싸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제 여러분이 스스로의 사랑을 찾아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그 사랑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더라도 말이다. (P.280)⠀⠀* 이 도서는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