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고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인환 옮김 / 페이퍼로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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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에 발표한 #슬픔이여안녕 으로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으며 같은 해 프랑스 문학비평상까지 거머쥔 프랑수아즈 사강.
이번에 읽어본 #황금의고삐 가 스물아홉 번째 작품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녀의 작품을 이제야 처음 읽어본다.


가난한 무명 음악가인 뱅상과 부유한 상속녀 로랑스.
결혼 전 삶의 방식은 달랐지만 그들은 사랑을 믿었고 결혼에 골인하여 7년차 부부가 되었다.
로랑스는 뱅상의 부재를 불안하게 느낄만큼 그의 모든 것을 구속했는데 양복이나 구두 등 외적인 면부터 용돈의 액수까지 자신의 통제 하에 모든 것이 결정되어야 했다.
뱅상 역시 그녀에게 구속되어 사는 삶이 썩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렇다고 경제적인 안락함을 뿌리칠만큼의 결단력은 없어보인다.


그럭저럭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부부 관계에 균열이 생기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뱅상이 우연히 참여한 영화 음악이 영화의 흥행과 함께 대히트를 치면서 이른바 성공의 맛을 보게 된다.
돈도 생겼겠다 좀더 주체적으로 살아보고 싶었던 뱅상은 양장점에서 취향대로 옷도 새로 맞춰입고 아내와 장인이 경멸하던 자신의 친구 코리올랑을 재무관으로 고용하기도 한다.
뱅상의 일탈에도 여전히 자신을 소유하려 하고 점점 더 속물적으로 구속하는 로랑스를 보며 뱅상은 마음 한켠에 공허함이 쌓인다.
부부라면 남편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기뻐하는게 먼저 아닌가?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는 걸까?


소설은 전지적 뱅상 시점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기에 로랑스의 내면을 알 길이 없다.
그저 결혼 생활 7년 동안 황금의 고삐를 쥐고 있는 쪽은 로랑스였고 그게 사랑이라면 어긋난 사랑의 형태가 아닐까 정도로만 짐작할 뿐.
그런데 이 소설의 매력은 마지막 부분에서 터졌다.
더이상 로랑스와의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뱅상은 짐을 꾸리게 되고 로랑스는 떠나지 말라고 매달리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를 회유한다.
7년 간 그를 묶어둘 수 있다고 믿었던 황금의 고삐로.
​사랑을 소유하고 싶어했던 로랑스는 과연 고삐를 내려놓을 수 있을까?


사랑에 담긴 외로움과 고독을 섬세하고도 담담하게 묘사한 작품이었다.
많은 독자들이 왜 사강을 이토록 사랑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이 하나의 작품으로 해소할 수는 없었지만 사랑의 본질을 말한다는 작가의 결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작품을 통해 그녀를 더 알고 싶어졌다.


* 이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님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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