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아주 오랜만에 훈련생으로부터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원장님 같이 똑똑하신 분이 왜 청소를 시작하신 거에요?"나는 그리 똑똑하지 않다. 하지만 그 질문을 한 학생에게는 '청소를 하기에는' 똑똑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청소를 배우고 있음에도 다분히 편견이 묻어나는 그 질문에 나는 망설임없이 대답했다."제가 똑똑한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똑똑하다면, 그래서 이 직업을 알아본 거겠죠." (P.49)아무 행동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블루오션 시장에 관심은 있었지만 스스로를 낮게 세우고 현실에 안주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평소 북스타에서 꾸준히 독서를 하고 글을 쓰시던 주혜작가님이 자신의 본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어떤 마음으로 이 직업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사연과 청소업을 하면서 느끼는 현실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수입까지.사회적 편견을 깨고 청소업체 CEO로 거듭난 그녀가 솔직하게 들려주는 경험담과 노하우는 시작할 용기와 자극을 받기에 충분했다.⠀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입주지원센터에서 소개받은 업체에 청소를 맡기게 된 작가님.세 명의 아주머니가 오셔서 청소를 해주었는데 당시 비용은 평당 만원이었고 34평이었다.9시에 와서 3시간을 일하시고 오후에 다른 집으로 넘어가는 상황을 보고 언뜻 계산해도 하루 일당이 20만원이 넘는 것 같더란다.소자본 창업에 수익성과 발전 가능성이 많은 직종임을 직감한 작가님은 그렇게 30대의 젊은 나이에 친언니와 함께 청소업 시장에 뛰어든다.무작정 청소업에 발을 들이긴 했지만 시작부터 마인드가 달랐다.기존 업체들의 시스템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청소 전문업체를 만들고 싶다는 것.작가님은 청소업체에 취업하여 현장에서 일을 배우고 인터넷에 쏟아지는 청소 방법들을 접목하고 연구하며 자신만의 업체를 창업하게 된다.하루 8시간의 노동 강도를 견디고 일이 끝난 후 다시 공부와 연구를 계속 해야하는 날들이 쉽지는 않았지만 "벽인 줄 알았는데 지나가 보니 커튼이었다"라는 말처럼 지나고나니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배운 것들이 많았다고 한다.또 일을 배우면서 가졌던 의문 '청소를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학원은 왜 없을까?'에 대해 자신이 직접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진상고객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엘리베이터에서 청소 장비가 자신의 옷을 스쳤다며 직원 교육 잘 시키라고 하대하듯 말하는 입주민이나,새벽까지 한시간 간격으로 컴플레인 문자를 보내다 못해 입주자 카페에 자신의 이름과 배우자 이름으로 바꿔가며 비난글을 올린 고객 등 육체노동보다 힘든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할 때도 있었다.결국 비난글을 올린 고객은 고소에 이르자 바로 꼬리를 내렸고 알고보니 청소대금을 반만 지불하고자 하는 수작이었던 것.(리뷰로 담지 못한 과정들이 책에 자세히 나와있다)이 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 걱정했지만 평소 서비스와 책임감으로 신뢰를 쌓았던 고객에게 뜻밖의 위로와 지인을 추천 받는 등 자신이 중심을 잘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작가님의 학원은 울산에 위치하고 있다.이 분이 대단한 것이 청소를 하면서 줄눈시공이나 거실바닥 코팅 등에 대한 문의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이걸 또 놓치지 않는다.사업성이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청소와 접목시키고 학원 커리큘럼에 넣어 전국 유일한 청소국비학원을 만들었다.덕분에 거제도, 전라도, 부산 등에서 와서 숙소까지 잡아 수업을 듣는 훈련생도 많다고 한다.⠀⠀🧹 사장님들이 청소원을 구해 달라고 할 때 우리 학원 수료생들을 소개해주면 뭐가 달라도 다르다고 한다.그만큼 학원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따고 청소일에 관심과 열정이 있고, 기본기는 다 배우고. 책임감까지 갖추어진 전문 청소인력이 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P.176)청소일의 가능성과 매력을 알아보고 많은 직업 중 자신이 스스로 청소업을 선택했다고 당당히 말할 줄 아는 그녀.노동의 가치를 알고 직업에 대한 편견없는 마음으로 문을 두드려 성공으로 이끈 그녀의 도전이 아름답다.* 이 도서는 서평단 자격으로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