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사라졌다.완벽한 성공에 이르는 그 공간에서 마흔네 살의 첫 아침에.아내가 사라지고 나서야 그녀에 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는 절망했다.이정명 작가님의 작품은 예전에 드라마로 먼저 접했던 기억이 난다.<<바람의 화원>>은 당시 문근영, 박신양의 말해무엇 연기력과 김홍도 vs 신윤복 두 천재 화가의 그림대결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굉장히 오래전으로 기억하는데 2008년 드라마였다니..이 소설은 성공의 절정에 있는 마흔네 살 유명 화가 한조와 그의 충실한 아내의 하루로 시작된다.완벽했던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눈을 떠보니 아내는 출간되지 않은 소설 한편을 남기고 사라졌다."열여덟 살 미성년자와 마흔 살 유명화가의 사랑 이야기"누가 봐도 자신을 겨냥한 듯한 소설에 한조는 당황스럽기만 하고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소설이 출간되면 삶이 부서질 것이다.이야기는 곧바로 여고생의 의문스러운 죽음이 있던 25년 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화려한 하워드 주택과 볼품없는 맬컴 주택은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웃이었지만 고용인과 피고용인이라는 냉혹한 구조가 도사리고 있었다.하워드 주택에 살던 큰딸 지수가 실종되고 며칠 후 시신으로 발견되던 날 이웃에서 살인자와 피해자가 되어버린 두 가족하워드 주택 관리인이었던 진만과 그의 부인, 두 아들은 각자의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었다.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라 살인을 인정했기 때문에 살인자가 된 진만과 서로를 지키기 위해 침묵하는 가족들, 그로 인해 얽히고 섥힌 오해들로 모두가 모두를 속였고 모두가 모두에게 속아 넘어간다.현재와 25년 전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퍼즐이 맞춰져가는 듯한 느낌을 받다가 마지막은 의문문으로 남는다.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결말이지만 결국 서로를 지키려던 침묵이 상처와 얼룩으로 남았다.서로에게 조금만 더 솔직했더라면 어땠을까?요며칠 더운 날씨로 여름이 왔구나 싶었는데 이 소설을 만나 더위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고 집중력 있게 읽었다.처음부터 시선을 잡아두어 끝까지 직진하게 만드는 소설* 은행나무 서포터즈3기로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