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되셨습니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0
길상효 외 지음 / 비룡소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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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F 소설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생긴 변화이기도 하지만 작가들의 끝없는 상상력에 감탄하면서 그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그런 와중에 만난 10개의 SF 단편소설이 실린
"당첨되셨습니다"
10개의 소설이 색깔이 다 달라서 흥미로웠고 청소년 소설이라 사춘기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았다.

<코쿤> - 길상효 -
성장한다는 것은 허물을 벗는 일이다.
코쿤에 입소해서 한달이라는 시간 후 성장해서 퇴소하는 친구들
반 아이들은 모두 가장 늦게 코쿤에 들어가는 두려움은 피하고 싶어했지만 채리는 할 수만 있다면 계속 작은 채로 남고 싶었다.

<오즈에서의 14일> - 오정연 -
포인트 오브 노 리턴, 혹은 귀환 불가.
엄마가 있는 한국으로 '수입'해오며 자가격리 기간 동안 만났던 옆방의 소년. 소년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소설 속 묘사된 느낌이 마치 30년 전 인물이 2020년을 현재를 영상으로 볼 때 이런 느낌일까 싶게 낯설고도 현실적인 양가적 감정이 들었다.
마치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펜데믹처럼..

<배추벌레 공주> - 전혜진 -
"변하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머무를 수밖에 없단다. 날개를 가지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기를 두려워한다면, 언제까지나 번데기 안에 머무를 수밖에 없단다." - 72쪽 -​
아이는 소재가 참 신선하다고 했지만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될 수만 있다면 캣사라가 되어 아이를 위로해주고 격려해주고 싶었다.
고치 밖의 세상이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아이를, 그리고 언젠가는 고치를 찢고 나아갈 아이를 마음껏 응원해주고 싶다.

<뭘 좀 아는 나이> - 정재은 -
사춘기 아이를 볼때 부모의 마음은 마냥 어린 것 같다가도 어느새 훌쩍 큰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아이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어떤 생각에서 나온 행동인지 물어보기 이전에 먼저 판단해 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나에게는 반성의 시간이었다.

<소생과 탄생 사이> - 홍준영 -
아이들은 농담처럼 미래가 되어 과학이 발전되면 엄마아빠가 죽어도 다시 살려내겠다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러면 나는 그 제안을 거절하겠다고 단칼에 대답하곤 한다.
인간이란 탄생하고 죽는 과정이 있기에 희망도 있고 철학도 있고 현재가 있는게 아닐지...

<떡볶이 집의 불사신> - 곽유진 -
남들에 비해 다섯 배 느린 삶을 살든, 250년을 살든 그들에게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있다.
매일 매달 매년 늙고 있다는 것.
내 삶에 집중하며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하는 이유이다.

<세상에 나쁜 쇼고스는 없다> - 홍지운 -
10개의 소설 중 가장 친근한 느낌으로 읽었던 소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보았던 익숙한 영상이 머리에 그려지고 우리가 아는 개통령 강형욱님과 같은 이름(소설속 김형욱)이 재미있었다.
쇼고스라는 반려 고대 생명체가 어떤 형체일지 내 상상력을 보태는 재미도 있었다.
존중과 관심, SF 에서도, 현실에서도 그게 답이었구나

<누나의 에펠탑> - 이지은 -
"애들이 좀 천천히 자랐으면 좋겠다." 하던 말이 기억났다.
엄마, 아빠 욕심도 좀 천천히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제야 들었다.
엄마, 아빠는 그게 욕심 때문이 아니라 미래 때문이라고 하겠지만. - 185쪽 -
아이랑 나랑 가장 공감하며 읽었던 소설이다.
아니 아이가 더 많이 공감했을 것이다.
부모라고 어른이라고 모든 길을 다 아는 건 아닌데..

<속마음 도둑> - 이루카 -
원격수업을 위한 가상현실(VR) 교실에 입장해 주세요.
VR 수업이라니. 줌수업 처음 시작할때만큼 신선하다. 그런데 VR 수업 들으려면 머리가 좀 아프겠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관계의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

<당첨되셨습니다> - 이하루 -
'신의 선물, 기적의 7일' 이벤트 당첨으로 AI 신전에서 죽은 아들을 선물로 받는다.
나는 아들을 선물로 받은 주인공이 아빠여서 다르게 다가왔다(엄마였다면 느낌이 또 달랐을 것이다)
알코올 중독에 가정폭력 전과까지 있던 아빠가 자식을 잃었을 때, 다시 만났을 때 느꼈을 그 후회와 고통의 시간들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단편소설 한권에 청소년 아이의 관계,자아,성장,감정,미래,사춘기 등 다 들어있는 것 같다.
짧은 단편들을 읽어보며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나'를 둘러싼 세계의 질문에 열 명의 작가가 답한 SF 앤솔러지
5월 가정의 달에 청소년 아이와 함께 읽어보기 좋은 소설

비룡소 도서협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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