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있다는 것 (양장)
김중미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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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씩 집에 있는 책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데 20년 동안 살아남아 책장을 지키고 있는 책 중 하나가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다.

이번 서평에 당첨되면서 오랜만에 다시 꺼내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20년이 지나는 동안 그때의 가난과 지금의 가난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정규직 노동자는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었고, 20년 전과 달리 대학을 졸업한 청년이 늘어났지만 그들의 일자리는 부모 세대보다 더 불안하다.
부모 세대가 기계와 재봉틀 앞에서 잔업과 야근에 시달렸다면 지금 청년 세대는 컴퓨터와 마우스 앞으로 자리가 대체되었을 뿐이다.
김중미 작가는 여전하고 요원하기만한 가난에 대해 다시 말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곁에 있다는 것> 이야기를 썼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나왔던 인천 만석동을 모티브로 한 '은강구'가 소설 배경이 되었다.
저자는 이번 장편소설에 '은강' 지명을 사용하기 위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출판사에 허락을 얻었다고 한다.
난쏘공과 은강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시작점이 되었다고 하는데,
소설을 쓰면서 인물 하나하나의 삶의 무게에 녹아들었을 작가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 소설은 인천 은강구 한마을에서 나고 자란 열아홉살 지우와 강이, 여울이의 이야기이다.
3대에 거쳐 대물림되는 가난과 편견은 한마을에서 나고 자랐다고 모두 형태가 같은 것은 아니었다.
강이에게는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으로, 정민에게는 가져볼 수 없는 가정집에 대한 선망으로,
휴먼시아 은광아파트에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깨닫게 된 여울에게도 각자 나름의 아픔이 있었다.
이렇게 서로 살아온 배경이 다르고 꿈도 다르지만 서로 손을 놓지 않고 곁을 내어주는 방식으로 연대하며 성장해 나간다.
​​
10 대의 마지막 날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들며 이 소설은 끝이 나는데,
나 역시 그날의 광화문 광장을 기억하며 어떤 마음으로 현장에 있었는지를 다시금 되새겨 본다.
<괭이부리말 아이들> 곁에 자리를 내어 이 소설집을 놓았다.​
마음이 힘들때마다 꺼내어 읽어보며 힘을 내고 중심을 잡고 싶다. 
​ 
어두운 곳에서 더 빛나는 별처럼 우리 사회의 가장자리를 비추는 연대의 목소리!
누군가는 계속 해야 할 이야기를 대신해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느꼈던 소설
​​
* 이 책은 창비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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