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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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일까? 자타가 인정할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다. 평범한 아침을 맞이하고, 사무실과 집을 오가며 출퇴근을 반복하며 평범하다 못해 지루하기까지 하다. 플라멩고 추는 남자의 주인공인 허남훈을 만나고 나니 목표도 없이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이 초라해진다. 주인공 허남훈은 67세이다. 반평생 굴착기 기사로 살아온 주인공은 은퇴를 결심하고 여러 개의 과제를 정한다. ‘청결하고 근사한 노인 되기같은 대부분 소소한 것들이지만, ‘스페인어플라멩고같은 과제는 은퇴한 분이 실천하기에는 다소 무모해 보인다. 남훈 씨가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고집불통 남훈씨가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스페인어학원을 등록해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과정, 스페인 광장에서 플라멩고를 멋있게 추는 과제 수행을 위해 댄스학원에서 땀 흘리는 남훈씨는 대단해 보인다. 어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새로운관계를 준비하는 것과 같다. 멋진 기회와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새로운 언어형식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희망을 준다.

남훈씨와 전처의 딸 보연과 스페인 여행은 인상적이다. 중절모를 쓰고 멋진 정장을 입고 붉은 행커치프를 꽂은 채 스페ㅛ인 광장에서 플라멩고를 열심히 추는 남훈씨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남훈씨와 만남을 통해나이 듦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만났던 직장 선배님들은 행사를 진행하고, 업무를 척척 처리하는 모습이 멋졌다. 업무도 베테랑인 것 같고, 인생도 통찰한 듯 여유로운 모습이였다. 지금의 내가 그때 만났던 선배님들과 동년배가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서툴고, 미흡하다. 물 아래에서는 발을 동동거리지만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은 백조이고 싶건만, 늘 허둥지둥 난리 법석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해야 할 일은 스스로 결정해서 하고 그 일에 책임을 지는 것? 나의 일 뿐만 아니라 주변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도 포커페이스 할 수 있는 것? 나이가 든다는 것의 정의는 무엇일까? 나이가 마흔이 넘어도 마음은 스무살 대학생같이 풋풋함을 가지고 있다. 남훈씨처럼 버킷리스트를 정하고 어렵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또 그것을 성취해나가며 느끼는 만족감을 느끼며 살아 있음을 확인받고 싶다. 당장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아야 겠다.

 

#다산북스#책모임#허태연#플라멩고추는남자#스페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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