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가 잘 갖추어진 맛있는 단편들.

오늘의 거짓말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7월

장편보다 단편집이 사람들의 확실히 취향을 탄다. 하나의 줄기로 오롯하게 이어져나가는 장편소설과는 달리 단편소설은 하나하나가 제각각의 결정으로 뭉쳐져 있어 몇개가 마음에 들더라도 몇개가 영 아닌 느낌이면 전반적으로 손이 안가게 되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소설들은 정갈하게 균형이 잘 맞추어져 있다. 너무 짜지도 맵지도 싱겁지도 않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서사를 짤막하지만 모두 차곡차곡 갖추고 있는지라 한편 한편 맛있게 읽어갈 수 있는, 참 괜찮은 소품집이었다. 무엇보다 약간은 시니컬하고 되바라졌으나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관조어린 흥미가 가득한 정이현만의 느낌이 풍부하게 담겨있다.  

단편집에 만족하는 것은 정말 오래간만인것 같다. 계속해서 책을 들추어보게 될 정도로 상당한 매력을 지닌 책이다. 누구에게 추천해도 부담스럽지 않은게 정이현의 매력이고 힘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단편집도 딱 그런 느낌. 

[100자평] 오늘의 거짓말

오늘의 거짓말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7월

담백하지만 서걱거리지는 않는 단편집. 깔끔하고 상쾌하다.

[100자평] 에버모어

에버모어 ㅣ 이모탈 시리즈 1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2월

개성이 없는 아류작인데다가 번역은 엉망, 내용은 산만

[100자평] Vogue Korea 보그 2010.8

Vogue Korea 보그 2010.8
보그 편집부 엮음 / 두산매거진 / 2010년 7월

잡지는 허접한데 부록하나만으로도 살만한 가치가 충분함. 소장가치 100%

일단 초반 호흡은 그야말로 최고

스탠드 1 - 바이러스 ㅣ 밀리언셀러 클럽 70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0월

초반의 호흡,  숨막히는 발단, 몰아치는 사건, 그리고 죽음죽음죽음 

아직 뒷권을 읽지 못했지만 2권까지는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티븐킹의 역작이라고 해도 되겠다고. 바이러스 하나만으로 이토록 공포를 자아내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의 심리를 손에 잡힐 듯 생생히 그려냈기 때문이다. 감염 이전의 일상, 평범한 생활이 산산히 무너지는 과정에서의 리얼리티, 그리고 감각적이지만 끔찍한 묘사. 

후반부에, 스토리가 늘어지고 내용이 산으로 간다는 평이 꽤 많은데 일단 2권까지는 대만족이다. 긴장감도 스릴도도 다른 작품에 비할 바가 아니다. 탄탄한 세계관과 인물들의 개성창출, 합리적인 동기부여는 스티븐킹의 최대의 장점. 그 장점이 꽃처럼 흐드러진, 단점을 찾을 수가 없는 1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