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인생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아홉살때도 그랬다. 나는 세상의 모든것을 이미 다 알고 있는데 어른들은 왜 모두 나를 어리다고 하는걸까. 여기서 출발한 저자의 말은 옳다. 아홉살은 인생을 알기에 어린 나이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홉살이 지난 어른들 뿐이다.

딱 아홉살의 눈에 맞추어 아홉살의 세상을 그려낸 이 책은 확실히 눈높이를 잘 맞추어 낸 책이다. 심각한 고민이나 세상의 힘듬은 담겨있지 않지만 그렇게 비껴난 배경 사이로 보이는 현실은 참 막막하다. 굳이 달동네라는 배경때문이 아니다. 그 속을 사는 어른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힘겹게 보이고 그래서 소설은 의외로 밝지 않다. (여기서 주인공의 부모님만 묘하게 동떨어진 느낌이다. 너무 이상적으로 그려냈달까. 뭐, 자신의 부모는 아홉살의눈에 슈퍼맨임이 틀림없으니 넘어가기로 하자.)

그러나 이 현실에 가까운 아홉살의 시선은 거기에서 더이상 나아가지 못한다. 그저 개인의 성장기록에 지나지 않는 전개가 되어 버린다. 그것은 배경의 협소함 때문일수도 있으나 풀어놓는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아홉살의 시선에서 전부 처리되어 있기 때문에 어른이 우리가 보기에는 시선밖의 장막이 조금 불편하다. 예를 들어 외계인이라 믿은 고시생 청년의 자살 같은 경우는 아홉살의담담한 시선이 오히려 불편하다. 그것은 아홉살의 시선의 한계라고도 볼 수 있다. 경험없는 아홉살의 세상은 깨끗하지도 그렇다고 친절하지도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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