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유미리 지음, 김유곤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유미리의 <남자>는 무척 특이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소설안에서 작가는 청탁받은 포르노 소설을 써내려 가면서, 남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개해 나간다. 여기선의 전개는 남자라는 생물의 전체적인 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섹스할 때의 남자, 그 구체적인 신체-하나하나의 이미지를 마치 퍼즐처럼 조각조각 맞추어 나간다. 이것은 포르노 소설에 가깝다-고 유미리는 말했으나 보고 난후의 느낌은 그냥 자전소설일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유미리가 말하고 싶은것은 남자가 아니다. 섹스도 아니다. 더 복합적으로 섹스할때의 남자를 그리고 싶었던 것도 아니다. 단지 남자와의 관계에서 투영되는 자신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포르노라는 가장 직설적인 화법으로,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남자라는 화두는 유미리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때문에, 이 소설은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그러나 정말 포르노를 기대한다면 조금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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