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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현대문학북스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주인공의 그 초연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난 한국인이다, 그게 뭐 어쩔테냐, 마음대로 해라, 이런식의 뻗대는 것 같은 당당함이 통쾌했다. 은근하거나 노골적인 차별속에서 주눅들거나 암울해 있지않는 정신력이 좋았다, 그 근원이기도 한 젊음에 박수라도 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읽어갈수록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임을 알았다. 주인공은 결코 힘들어 하지 않는게 아니다.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이 아니다. 여자친구의 거부때문에 정체성이라는 것에 되씹었던 것도 아니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고 있었던 짐이었다. 별거 아닌척 하고 태연한척 했던것은 그 나이의 눈부신 오기. 그리고 고고하게 애처로운 자존심.

하지만 그 모든것을 깨달아버리고도 독자는 이 소년을 멋지다고 생각한다. 왠지 모르게 그 우울한 굴레를 상큼 넘겨버릴듯한 기대를 갖게 된다. 그의 모습에 재일 한국인 전체를 겹치면서 안심을 하게 된다. 이 녀석은 이 정도쯤은 괜찮을거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처럼 느끼게 된다.

그렇게 용기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소설이다. 읽으면서 그 생기와 젊음에 용기를 갖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충분히 가치있는 소설이다. 플러스 재미까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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