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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매더
스티븐 킹 지음, 이창식 옮김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8월
평점 :
절판
스티븐 킹의 소설들은 현실안에서 공포를 창조한다. 늘 이야기의 화두는 우리가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현재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현실의 머리를 타고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생각해보면 판타지다.
그렇지만 스티븐 킹 소설안의 그 공포가 허무맹랑한 분위기로 나아가지 않는것은, 즉, 그대로 그 현실 속에 남아 극한의 공포를 자아내는 것은 현실과 비현실 간의 경계가 너무나 절묘하기 때문일 것이다.
로즈매더에서 그러한 패턴은 명확하게 나타난다.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공포에 질린 그녀가 뛰어든 곳은 그림 안이다. 그림이라는, 지극히 생활적이고 일상적인 소품을 통해 세계는 순식간에 비틀리고 기묘한 곳으로 탈바꿈된다. 그 변화의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그것은 작가가 공들여 깔아놓은 복선의 덕택이기도 하다.) 독자는 그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는 완전히 다른 이공간이며 초현실적인 장소라는 사실을 잊고 몰입하게 된다. 그것은 다시말해 소설속에 완전히 몰입된다는 이야기다. 결국, 무진장 리얼한 공포물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쩔수 없다. 스티븐 킹의 소설이 기가 막히게 재미있는 것은.
로즈매더의 공포는 남편의 가학적인 폭력에 기인한다. 이번 소설은 나름대로 괜찮은 메세지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스티븐 킹의 소설은 늘 공허할뿐이라는 사람들이 있기에 해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