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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라자 1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1998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시발점으로 수많은 판타지 소설들이 쏟아져 나왔고 아직까지도 그 붐은 완전히 식지 않았다. (초창기보다 시들해졌기는 하나 여전히 정기적으로 수많은 판타지 소설들이 출간된다.) 드래곤 라자가 한국에 판타지 열풍을 일으켰다는 것에 누구도 의의를 달지 않으리라. 처음 이 책이 출간되었을때 사람들은 어린애들의 유치한 공상소설로 여겼던 판타지가 이토록 탄탄한 구성을 가질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그 안에 담겨진 철학적인 메세지에 감탄했으며 작가가 마련해놓은 결코 유치하지 않은 또하나의 세계에 매료되었다. 판타지에 대한 편견어린 시선을 완전히 바꿔놓은 소설이었다.
판타지는 완전한 허구속의 세상이므로 몰입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매끄러운 줄거리를 바탕으로 기존의 식상한 영웅캐릭터가 아닌, 서민적이고 일상적인 캐릭터를 내세워 친근감을 조성했다. 주인공 후치만해도 다른 판타지의 영웅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르다. 그는 약하고 수다스럽지만 인간적이다. 이런 인간적인 요소는 소설 전체적인 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한다. 철학적인 고찰이 이 판타지라는 깃털처럼 가벼운 장르에서 자연스럽게 녹알들수 있었던 것도 드래곤 라자의 세계의 사람들은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기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판타지 문학(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통신 판타지 문학)의 시초인 이 소설의 영향력이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것은 조금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이다. 무수히 쏟아져나오는 정통 판타지들중 이 작품을 능가하는것이 없다는 얘기도 되니까 말이다. 드래곤 라자 이상으로 새롭고 잘쓰여진 판타지가 어서 나오기를 바란다. 이 소설을 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판타지는 지금 이상의 발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드래곤 라자를 기반으로 제 2의 판타지의 부흥기를 불러올 소설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