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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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상당수 읽어보았지만 이 작품만큼 섬찟하고 으스스했던 책은 없었다. 보통 추리소설이 범인과 탐정, 다시말해 범인과 독자와의 두뇌싸움이라고 한다면(탐정은 곧 독자와 연결되므로.) 이 소설은 그 틀에서 살짝 벗어나있다. 시종 범인 쪽이 압도적이다. 왜냐하면 독자가 일단 그 전체에 깔려있는 공포에 제압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막판의 '그리고 아무도 없는' 그 상황은 책을 놓치게 만들 정도로 당황스럽게 한다. 아직 다른 어떤 추리소설에서도 이 정도의 무시무시함은 못느껴봤다. (하긴, 요새는 추리만화마다 배껴 써먹는 트릭이기에 지금 읽으면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그 때는 정말이지 뒷통수를 세게 맞는다는 느낌이 어떤건지 온몸으로 실감했다;;;)

노래에 따라 사라지는 사람들, 죽어가는 인형들.. -인형과 전래동요라는, 일상에서 자주 접할수 있어 친숙한 소재는 그만큼 공포감조성에 있어 탁월한 효과를 낳는다. 무엇보다 무서운것은 내 일상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실감일테니까.. 환상문학쪽의 공포물보다 현대물의 공포물이 더 무서운 것도 그때문..

나는 놀랍게도, 아직도 열개의 인디언인형 노래만 들으면 이 소설이 떠올라서 즐겁게 들을수가 없다--; 이 정도의 임팩트를 남기는 소설은 절대로 흔치 않다. 특히 추리소설은 반년이 지나면 무슨 내용이었는지 까맣게 가물거리는게 정상이라고 하는데ㅡ

역시 명작이라고 밖에 할수 없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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